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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에 빠진 대륙… 구단, 선수, 지도자 싹쓸이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중국이 엄청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축구 산업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국 중산층의 성장으로 스포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1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 이래 총 17억 달러(1조9500억 원)을 스포츠 자산, 특히 축구 관련 자산에 투자했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이 분야 투자액이 0 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반전이다.

지난달 이탈리아 명문 프로축구팀 AC밀란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로부터 중국 투자자들에게 넘어가게 됐고, AC밀란의 라이벌인 인터밀란 역시 그보다 한 달 앞서 중국 가전업체 쑤닝그룹에 팔렸다.



또 중국 최대 부동산 그룹인 완다그룹은 지난해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인수했고, 지난 3월에는 1억5000만 달러에 피파 스폰서 계약도 체결했다. 알리바바 역시 지난해 말 피파의 클럽 월드컵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사모펀드 차이나 미디어 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영국 축구구단 맨체스터 시티 모회사 지분 13%를 인수하기도 했다.

샨카이 스포츠의 컨설턴트 펭 타오는 “중국에는 많은 돈이 있다”며 “더많은 유명 구단이 인수될 것이다”라고 했다.

중국 축구 1부 리그인 ‘슈퍼 리그’의 구단들도 해외의 유명 선수와 코치들을 비싼 값에 영입하고 있다. 상하이SIPG가 ‘헐크’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지바니우두 비에이라 지 소자 선수 영입에 6100만 달러(700억 원)를 쓴 것이 대표적이다. 브라질에서 축구 트레이딩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마르코스 모타 변호사에 따르면, 수준 높은 기량의 선수들이 중국에서 벌 수 있는 돈은 보통 700만~800만 유로로 유럽에서 받을 수 있는 금액의 5배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 정부도 축구에 대한 투자를 독려하고 있다. 축구광팬으로 유명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현재 81위인 중국 피파 랭킹을 끌어올리고 글로벌 축구계에서 자국의 위상을 높이려 하고 있다. 축구선수 5000만명을 키워 2050년 월드컵을 우승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5조 위안 규모의 스포츠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5만개의 학교에서 축구 훈련 전문 교육을 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 유명 구단, 선수, 코치 등을 영입하는 것 역시 자국 축구 기술을 단시간에 끌어올리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중국 기업들은 해외 구단 인수를 여행 상품으로까지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의 호텔 기업 보타오 그룹은 프랑스의 프로축구구단 OGC니스를 지난달 인수했는데, 이를 축구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니스 관광 사업과 연계하려 계획하고 있다. 보타오와 손잡고 OGC니스를 인수한 뉴시티캐피털의 리젠 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계획은 OGC니스 프로모션만이 아니라, 니스라는 도시 전체를 중국에 파는 것이다”라며 이미 니스에 호텔을 지을 장소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구단 RCD 에스파뇰을 인수한 중국 완구기업 라스타 역시 중국의 축구팬을 위한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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