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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중국해 판결 하루 앞으로…‘남해구단선’ 인정 여부가 관건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국제법정인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관련 판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판결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해구단선’이 주요 쟁점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불리한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예측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 남중국해 주변국들에게 지정학적으로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판결이 12일(현지시간) 열린다며 이번 판단의 의미를 전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2013년 1월 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15개 항목으로 나눠 PCA에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필리핀은 중국의 동중국해 내 활동과 이와 관련한 중국 주장이 국제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국제 중재를 받는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PCA는 최소 7개 항목에 대해 심판할 권한이 있다며 심리에 착수했다.

이번 판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남해구단선 인정 여부다. 남해구단선은 중국이 영유권 주장의 근거로 삼는 것으로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U자 형태 9개 선을 의미한다.

PCA는 영유권 인정 여부 자체가 아니라 이와 관련된 해양 권리에 대해 판단한다. 남해구단선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은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을 간접적으로 내리는 것과 같다.

전문가들은 중국에게 유리하지 않은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남해구단선을 사실상 위법으로 규정하거나 중국에 이 선의 법적인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PCA 판결에 법적 구속력은 없다. 그러나 법적인 권위가 중국의 부당성에 힘을 실어 준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의 지정학적 영향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행위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판결이 나왔는데 중국이 이를 무시할 경우 국제 사회에서 비판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의 갈등의 골도 더 깊어질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이번 판결을 중국이 국제법을 준수하는지 시험할 기회로 보고 있다.

중국은 이같은 시나리오를 예측한 듯 판결을 앞두고 재판부의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재판관 대부분이 우익 성향의 일본인에 의해 지명됐다며 공정한 판결이 될 수 없음을 시사했다.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1일 중국 공산당의 이론지 ‘추스’ 최신호 기고문을 통해 “PCA가 보편적 대표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중국 영해의 역사적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합법적 권익에 편견을 갖고 있어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측은 특히 일본의 주미대사 출신 외교관인 야나이 순지 전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소장을 두고 반(反)중국 성향의 우익 인사라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필리핀 아키노 정부가 야나이 전 소장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ITLOS 소장으로 재임할 때를 골라 중재 소송을 제기했고 그가 남중국해 판결을 내릴 재판관 5명중 4명을 지명했다는 게 중국측 주장이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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