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장에서] 귀족노조냐, 노조탄압이냐
조선ㆍ자동차업계를 중심으로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자동차 공조장치 등을 생산하는 갑을오토텍이 도마에 휘말렸다.

갑을오토텍 노동조합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공장을 불법점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회사측에 따르면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지난해 기본급 15만9900원과 올해 기본급 15만2050원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지난해 사상최대인 117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노조측이 무리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갑을오토텍 생산직 사원들의 지난해 1인당 평균 연봉이 8400만원이며 복리후생비를 포함하면 1억원에서 500만원이 빠지는 고액연봉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토요타의 평균 연봉보다 1949만원 높은 금액이지만, 1인당 매출액은 토요타의 1/3에도 미치치 못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측의 주장은 회사와는 온도차가 컸다.

갑을오토텍 노조측은 회사가 노조의 힘을 빼기 위해 합의된 단체협상안을 깨고 편법으로 관리직 사원을 선발해 생산직에 투입하는 등 노조파괴를 시도하고 주장했다. 또 8000만원의 고액 연봉 논란 역시 2014년 통상임금 적용에 따른 일시적 비용 상승으로 인한 영업손실을 마치 귀족노조의 떼쓰기로 회사가 몰고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노사가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는 동안 공장은 멈춰섰다.

갑을오토텍은 자동차 공기조절장치 등을 국내 완성차는 물론 독일의 벤츠 같은 글로벌 업체에도 공급하는 중견회사다. 공장 올스톱이 장기화 될 경우 완성차 업체의 생산차질이라는 후폭풍을 초래할 할 가능성도 높다. 갑을오토텍 노사의 극한 대립은 같은 그룹 계열사인 갑을메탈의 모습과 너무도 대조적이다.

갑을메탈은 지난해 2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을 감안해 회사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들이 급여 일부를 반납했고, 노조 역시 회사가 제안한 인상안을 대승적으로 수용했다. 파업 같은 볼썽사나운 모습 없이도 회사와 노동자가 뜻을 모아 회사를 살릴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한국의 사회적 갈등비용은 OECD가입국 중 4위에 해당할 정도로 높다. 특히 노사의 갈등은 회사의 생존은 물론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암세포와 같다는 사실을 노사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유재훈 산업섹션 재계팀 기자 igiza7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