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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병국ㆍ이정현 ‘큰 정치’, 이주영 ‘계파박살’, 한선교ㆍ김용태 ‘기수교체’
-與 전당대회, 후보별 전략 분화 뚜렷…‘계파 청산’에는 오히려 親朴이 집중

-非朴은 보수 정당의 새로운 노선 제시하며 전당대회 이후 큰 정치 그리기 나서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새누리당 대표 경선 출마를 확정 지은 주요 당권 주자들의 전략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애초 계파와의 전쟁 일선에 나설듯했던 비박(非박근혜)계 후보들은 오히려 한 걸음 물러나며 ‘큰 정치’를 외쳤다. 지엽적인 사례로 친박(親박근혜)계 후보들을 직접 공격하기보다는, 갑질타파ㆍ세대교체 등 굵직한 의제를 내세워 당원과 국민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친박계 후보들은 잇달아 계파 청산의 적임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자신이 4ㆍ13 총선 참패를 자초한 현박(現박근혜ㆍ현재의 친박)과 다른 혁박(革박근혜ㆍ혁신적 친박)임을 강조함으로서 양 계파의 ‘중간지대’를 차지하려는 행보다.


11일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한 5인방의 출마선언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계파’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은 범(汎) 친박 성향의 이주영 의원이다. 이주영 의원은 출마선언문 제목에서부터 “계파청산과 화합을 주도하겠다”고 외치며 계파를 총 12번 지목했다. “계파라는 구속에서 벗어나야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으며, 그것을 이끌 혁신형 통합대표가 바로 나”라는 것이 이주영 의원의 핵심 구호다. 이주영 의원은 이 과정에서 최경환ㆍ서청원 의원 등 4ㆍ13 총선 참패 책임자의 2선 퇴진을 요구하며 중도 친ㆍ비박 세력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발 빠른 ‘탈박(脫박)’ 선언으로 제3 세력화에 성공한 것이다.

이주영 의원은 이날 아침에도 평화방송에 출연해 “(서청원 의원은) 친박계의 좌장으로 알려진 분이시기에 전당대회에 나오시면 계파싸움이 반복되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전당대회까지 계파 구도로 치르는 것은 국민과 당원께 할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주영 의원은 그러면서 “끝까지 가겠다는 입장을 계속 밝혀왔다”고 경선 완주 의지를 밝혔다.

반면 양 계파의 ‘핵심’으로 분류되는 정병국 의원(비박)과 이정현 의원(친박)은 출마선언문에서 계파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이정현 의원의 출마선언문에는 계파라는 단어가 단 한 차례도 오르지 않았으며, 정 의원 역시 단 3회 계파를 지목는데 그쳤다. 대신 두 사람은 대권 주자가 꺼낼 법한 ‘큰 정치’를 역설하는 데 집중했다. “정치권의 기득권을 철저히 때려 부수고 서번트 리더십으로 국민을 섬기겠다(이정현 의원)”, “대기업 개혁과 노동시장 개혁을 동시에 추진해 양극화의 시대를 끝내고 수평 시대를 열겠다(정병국 의원)”는 것이다. 전당대회를 자신의 정치철학과 대범함을 표출하는 무대로 적극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김용태 의원(계파 5번 언급)과 한선교 의원(계파 5번, 친박 3번, 비박 2번 언급)은 각각 5~10번씩 계파, 친박, 비박 등의 단어를 섞어가며 ‘균형론’을 추구했다. 이주영 의원처럼 계파에 대한 반감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자신의 혁신성을 강조하는 도구로 사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당의 ‘세대교체 대표’가 돼 제2의 창당을 이뤄내겠다”고, 한 의원은 “새누리당의 간판 교체를 선언한다”고 하며 ‘기수 교체론’을 확산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에서 계파 논리를 몰아내야 한다는 점은 이미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라며 “후보 각자의 정치적 전략에 따라 캐치프레이가 갈리는 모양새”라고 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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