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표절논란 피하기 어려운 이유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정부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방향을 담은 새 국가브랜드로 발표한 ‘CREATIVE KOREA(크리에이티브 코리아)’가 표절 논란으로 어수선하다. ‘창의’를 핵심 가치로 내세운 마당에 비창의적인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홍보위원장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지난 4일 정부가 새롭게 선정해 공식 발표한 국가브랜드 ‘CREATIVE KORE’가 프랑스의 무역투자진흥청 비지니스 프랑스의 캠페인 ‘크리에이티브 프랑스’(CREATIVE FRANCE)를 표절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문체부는 6일 해명자료를 내고 다른 나라의 사례를 충분히 검토했다며, ‘크리에이티브’는 이미 많은 나라에서 정책명이나 프로젝트명으로 사용해 오고 있으며, 한 국가가 독점하여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크리에이티브 코리아의 디자인과 문구 배치, 색깔 등이 유사하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양 국가의 국기에 적,청, 백색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활용한 로고의 색상에 유사한 점이 있다”며 “사전에 디자인 전문가들의 검토를 진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한 해 동안 ‘대한민국의 DNA를 찾습니다’ 등 두 차례에 걸친 대 국민 아이디어 공모와 해외에서의 한국의 이미지와 관련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번 국가브랜드를 선정했다.
국민 의견을 수렴과정에서 127만여건의 키워드를 수집, 핵심 가치로 ‘창의’, ‘열정’, ‘화합’로 수렴됐고, 이 가치들을 포괄하는 게 창의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 과정에서 크리에이티브가 들어간 각국의 브랜드도 모두 검토했다. 영국의 ‘크리에이티브 브리튼’은 10여년 전부터 사용됐고, 일본도 8년 전 ’크리에이티브 재팬‘을 썼다. 프랑스는 지난해부터 썼다.

사실 ‘크리에이티브’라는 말은 밀레니엄 시작과 함께 영국이 깃발을 내세운 이래 각국의 정책적 지향점이 돼왔다. ‘창의’는 배타성을 내세울 단어는 아니다. 그럼에도 표절논란에서 벗어나기 힘든 건 이번 국가브랜드 디자인이 프랑스와 지나치게 유사성이 느껴진다는 데 있다.

정부는 태극기를 모티브로 했다고 밝혔다. 글자체와 색깔의 밝기가 다르고 ‘Creative Korea’는 상하로 둔 열린 구조로, 건곤감리의 두개의 세로선을 양 끝에 배치해 프랑스와 차별화된다는 것이다. 정부의 해명대로 차이가 있다하더라도 일반적 시각에서 비슷하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이는 정부 디자인의 한계를 보여준다. 정부의 디자인 비창의성은 바로 ‘태극기’ 강박증에 있다. 한국의 이미지로 한국인이나 외국인이나 태극기는 너무 강렬하고 압도적이기 때문에 그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것이다. 지난 5월 정부상징 발표도 결국 태극문양으로 귀결됐다. 공모를 거쳐 도출된 안이지만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창의적 발상과 혁신을 이끌어야할 정부의 감각이 한참 뒤쳐져 있다는 게 이번 일련의 사태로 입증된 셈이다.


/mee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