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신흥국의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해당 국가의 기업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한국은행의 ‘해외경제포커스’에 소개된 호주 중앙은행의 보고서 ‘환율변동이 신흥국 기업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신흥국의 통화가치 상승률이 0.1%포인트 하락하는 경우 전체 기업의 주가 상승률 중위값은 0.2%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고서가 지난 2000∼2015년 중국, 인도, 브라질 등 15개 신흥국 6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증 분석한 결과다.
이들 조사 대상 기업의 23%는 통화가치 하락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반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경우는 14%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나머지 63%에서는 통화가치와 개별기업 주가 간 유의미한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기업별로 환율 변동의 영향을 다르게 받는 원인으로는 기업의 부채 부담이 지적됐다.
기업이 보유한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높고 유동성이 낮은 기업일수록 주가가 환율 변화에 민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보고서는 외화표시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주가의 환율 민감도가 크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보고서는 “통화가치 하락이 대차대조표의 악화를 통해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전반적인 위험기피성향의 증대로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의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