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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풍당당 강력계 女형사 3인방 “조폭들 꼼짝말지 말입니다”
박미옥·김성순·김은지 씨
관할지역 조폭 동태 손금보듯
선후배로 자매처럼 고민 나눠



“어쭈, 폼 잘 잡았는데? 강력형사 태가 나네”

여성 강력계장과 강력팀장, 강력팀 형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29일 서울 중구 북촌마을에서 막내의 강력팀 근무 만 3년을 축하하는 술잔을 들었다.

강서경찰서 강력계장 박미옥(48) 경감과 중랑경찰서 강력5팀장 김성순(44) 경위는 강남경찰서 강력2팀 소속 김은지(34) 경사 사진을 보고 말했다. “처음 은지가 강력으로 왔을 때 팀장들이 내기했었지. 얘가 1년을 버티나 못 버티나. 그런데 잘 남았네.”
막내의 강력근무 만 3년을 축하하기 위해 베테랑 선배들이 모였다. 왼쪽부터 강서경찰서 박미옥 강력계장, 강남경찰서 김은지 강력팀원, 중랑경찰서 김성순 강력팀장.

경찰 경력 30년을 향해 가는 박 경감은 ‘전설’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여자형사기동대의 창설멤버다. ‘주요범인 검거특진’만으로 경위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김 경사는 박 경감이 강남경찰서에서 강력계장으로 근무하던 3년 전 받은 여경 후배다.

“그래서 그때 회식자리에서 제가 그랬죠. ‘팀장님들. 제가 버티나 못 버티나 내기하신 거 다 압니다. 수금하실 분 얼른 하시죠’라고요.” 김경사가 한방 먹였다. 팀장들의 수금 상황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김 경사는 관할 조폭들의 동태 파악에는 촉을 늦추지 않는다.

“요즘에요? 관내 조폭 결혼식에 나가 있죠. 우리가 별 것 안해도 억지가 되는게 있으니까요. A파 간부급 같은 경우는 가끔 전화해서 근황 토크 하죠. 처음엔 여자가 전화하니까 보이스피싱 인줄 알았데요.”

이런 막내의 모습에 다음 달이면 강력 근무 만 20년을 채우는 김성순 경위도 흐뭇하다. 다만 이제는 팀장으로서 고민도 함께 나왔다.

김 경위는 “후배들한테 팀장으로서 해줘야 하는 역할이 있는데 고민되네. 옥 선배. 팀원들한테 이거 한번 해봐. 저걸 해봐 했을 때 딱 맞아가는 혜안을 키우고 싶은데 부족한 것 같아”고 말했다.

겸손한 말 속에 베테랑 강력형사로서 열정과 고민이 녹아 있었다. 살인범 찾아 전국 팔도를 누비고, 홀로 마약사범 ‘각 그랜저’에 타던 팀원 시절과는 다른 종류의 고민이다.

김 팀장의 고민에 박 경감은 말했다.

“쑤니 형사. 잘하고 있어. 근데 있지. 팀장은 어쨌든 범인 쫓기만 하면 되잖아? 계장은 그런 팀들을 조합해서 지휘하는 맛이 있어. 계장 한번 해봐. 재밌어. 대신 우리 예전의 그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자고. 형사를 하려고 했던, 보람 있게 생각했던 그 순수한 마음 말이야.”

#지난달 28~30일 진행한 인터뷰를 29일 있었던 ‘김은지 형사 강력팀 근무 만 3년 기념 술자리’의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김진원 기자/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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