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의원 복귀앞둔 박래학 서울시의회의장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25년입니다. 하지만 지방자치법은 아직도 그 시대에 머물러 있죠. 8대 2(중앙정부 8, 지방정부 2)에 불과한 열악한 세입기반 탓에 지방자치는 자율성과 잃고 발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4년 7월 제9대 서울시의회 106명 의원 대표자리 선출됐던 박래학<사진> 의장은 이제 임기를 단 하루 앞두고 있다. 이제 평의원으로 돌아가는 박 의장을 만났다. 그의 표정에는 시원함과 아쉬움이 동시에 스쳐지나간다.
박래학 의장이 이끈 9대 전반기 서울시의회는 투명성과 도덕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안정감 역시 역대 최고로 꼽힌다.
박 의장은 “의장에 취임한 이후 의회의 슬로건을 ‘지키고 바꾸고 뛰겠습니다’로 정했다. 3대 혁신, 3대 정책, 3대 실천을 제시했다”고 했다. 이어 “서울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의회가 철저한 공직윤리와 도덕성을 바탕으로 ‘청렴하고 깨끗한 의회’로 돌아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20개 개혁과제를 발굴하고 실천에 옮긴 것은 매우 큰 성과였다”고 자평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의회의원 행동강령 조례’를 제정해 ‘구속된 서울시의회 의원에 대한 세비 중지 조례’를 발의해 의정활동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의원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을 실현했다. 시의회 계약 투명성 심의회와 인사추천위원회 설치ㆍ운영 등의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국외 공무 활동 내역을 공개하고 의정활동 업무추진비를 홈페이지에 공개해 투명성을 높였다.
하지만 의장 임기 내에 도입하지 못한 정책보좌관제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정책보좌관제 도입은 지방의회의 숙원사업이었다. 그는 “서울시의원 1명당 연 482건의 조례, 의견청취, 건의, 청원을 처리한다. 국회가 지방의회 보좌관제 도입을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의 지방자치는 무늬만 지방자치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장은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이기도 하다.
최근 협의회에서 지방의회 의원 의정활동비 인상을 요구해 화제를 모았다. 박 의장은 서울시의회 의정활동비에 대해 “2013년부터 동결된 상태다. 물가상승률은 고사하고 공무원 보수 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의원들이 의정활동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활동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9대 서울시의회 후반기를 이끌어갈 집행부에 대해서는 “모두 훌륭한 의원들이다”며 “절대 이 박래학이 잘했다고 하지 않겠다. 서울 시민을 위해 나보다 더 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의장직을 맡아 서울시의회를 이끌어간 2년간 개인생활은 없었다. 박 의장은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토ㆍ일요일 어떤 일이 있어도 매일 출근했다”며 “의장이 할 역할이 많았다”고 했다. “앞으로는 지역구를 챙기고 가정생활에 더 충실해야겠다”며 멋쩍게 웃었다.
강문규 기자/mk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