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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 안도랠리?…방심은 금물, 영국계 IB ‘주의’
브렉시트후 3거래일간 외국인 시총 10조 급감
29일 소폭 순매수 전환 불구, 셀코리아 우려감 여전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쇼크로 휘청인 한국 증시가 기관의 매수에 힘입어 다시 회복세에 접어든 가운데,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금융당국 역시 외국인 수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위치한 영국인 투자자들이 거래량으로는 외국인투자자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영국계 자금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외국인 순매도 주체는 영국’이란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 변수는 여전히 외국인=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브렉시트 발생 전날인 23일 코스피(KOSPI) 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420조3577억원이었으나, 연일 외국인 순매도세가 이어진 28일은 409조4857억원으로 10조8720억원 급감했다.

외국인들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33.39%에서 33.35%로 줄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의 순매도세도 이어졌다.

지난 24일 코스피 시장에서 1498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들은 이어 27일과 28일 각각 2372억원, 3680억원을 순매도하며 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3일간 빠진 돈은 7550억원이었다.

다만, 24일 3.09% 급락하며 각종 기록을 쏟아냈던 코스피는 27일부터 기관의 매수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9일은 외국인도 587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영국계 외국인의 부정적인 수급영향은 이미 상당부분 선반영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미 지난해 이후 꾸준히 사전적인 유출이 이어진 바 있어 금번 사태로 추가적인 자금 유출은 제한적인 상황”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여전히 외국인 수급 변수는 코스피의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자금이동 중에서도 브렉시트와 가장 연관이 깊은 영국계 자금이 이탈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계 자금 파급력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영국인 투자자 비중(상장주식 보유현황)은 지난달 기준 미국 다음으로 많은 8.41%다.

이를 코스피 시장 전체로 놓고 보면 2.8%. 시장에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극히 일부분으로 보이지만, 시총으로 따지면 34조원이 넘는 액수다.

그런데 거래량으로 보면 영국인 투자자들은 외국인 투자자들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액수를 자랑한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중 거래량 비중이 30%가 넘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50%가 넘는다.

금감원이 매월 발간하는 ‘외국인투자자 증권매매동향’에서 지난 5월 코스피 시장 거래액을 보면 영국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8조6690억원, 매도가 8조9880억원으로 35.2%를 차지했다. 미국인 투자자(17.5%)의 2배에 달하는 것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54.7%를 기록하며 거래되는 액수의 절반 이상을 영국인 투자자들이 점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몇 년 간 더욱 확대돼왔다.

외국인 투자자 중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액 비중은 2011년(28.1%/39.6%), 2012년(30.6%/43.1%), 2013년(30.5%/45.9%), 2014년(31.1%/48.7%), 지난해 12월(33.5%/50.5%)까지 꾸준히 비중이 늘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영국인 투자자 중에는 투자은행(IB)들이 많아서 바클레이스와 같은 (영국계)글로벌 IB들이 거래를 빈번하게 하는 편이라 거래량 자체로 보면 많다”며 “반면 미국은 펀드나 연기금이 더 많아서 IB자금보다는 조금 덜 오간다”고 진단했다.


▶셀코리아 방심은 금물= 올 들어 매도 중심의 투자패턴을 보인 기관이 브렉시트 위기 이후 매수세로 전환하면서 증시를 방어하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영국인 투자 주체와 관련해서도 경계심이 남아있다.

2009년 12.9%였던 영국계 자금 비중은 계속 매도세를 이어가며 지난달 8.4% 수준까지 내려왔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영국계 자금은 순매도 주체”라며 “글로벌 리스크 요인때마다 월간 1조~2조원을 순매도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헤지펀드 비중이 높은 룩셈부르크계 자금도 영국처럼 매도 강도가 세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 투기 성격이 강한 영국계 자금은 리스크 요인이 불거질 때마다 순매도 규모를 크게 늘렸다”면서 “리스크 요인이 잠잠해져도 순매수 기조로 돌아서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브렉시트로 영국계 자금의 변동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영국과 유럽 투자비중이 축소된다면 신흥국 투자 축소 규모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운드화와 국내증시의 매도세를 연계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영국계 자금은 파운드화의 가치가 낮아질 때 한국시장에 대한 매도 강도를 강화하면서 파운드화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작년 6월 파운드화가 연중 고점을 형성한 후 영국계 자금은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코스피에서 5조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영국계 자금은 지난 3~4월 1조9000억원의 순매수, 지난달 46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해, 향후 1조4000억원 가량의 매도가 가능한 상황이란 진단이다.

조 연구원은 “영국의 정치 및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파운드화의 약세가 예상되고 있는만큼, 영국계 자금의 한국시장 이탈에 대한 우려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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