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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 브라질 경찰, 올림픽 앞두고 파업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옥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경찰과 소방관들은 월급을 못 받고 있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하는 분들은 누구건 간에 안전하지 않을 겁니다.”

27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제공항에는 이같은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이날 파업에 들어간 경찰들이 내건 것이다. 올림픽을 한 달 여 앞두고 한창 축제 분위기에 빠져 있어야 할 시점인데, 치안 부재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들이 파업을 벌인 이유는 밀린 월급 때문이다. 리우 주정부의 재정이 악화한 탓에 경찰들은 수개월째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기름 넣을 돈도 없어 경찰 헬리콥터를 띄우는 것은 언감생심이고, 경찰차도 절반 가량은 가동을 못하고 있다. 심지어 사건 보고서를 출력할 용지나 화장실 휴지를 살 돈도 없어 없어 주민들에게 기부를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사진출처=imgur]

다른 공무원들 역시 월급이 밀려 생활을 제대로 꾸려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퇴직한 공무원들도 연금이 상당 기간 연체됐다.

원자재 가격, 특히 유가 하락으로 브라질 전역이 경제 위기를 겪고 있지만, 특히 리우 주의 사정은 심각하다. 리우 주는 활황기에 작은 구멍 가게부터 대기업까지 세금을 감면해줬다. 기름을 팔아 번 돈만으로도 재정을 꾸릴 수 있었기 때문인데, 유가가 뚝 떨어지자 문제가 됐다.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도 나빠져 올림픽 티켓 판매도 원활하지 않다.

급기야 프란치스코 도넬레스 리우 주지사는 지난 17일 재정 비상 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리우 올림픽이 위기에 빠졌다”며 29억 헤알(약 1조 원)의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이는 주로 올림픽 기간 치안 강화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브라질 정부는 치안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올림픽 기간 8만5000여 명의 경찰과 군인을 동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4년 전 런던 올림픽에 투입된 인원의 두 배에 달한다.

그러나 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리우 곳곳에서 총격전을 비롯한 강력 범죄가 계속되고 있어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역대 올림픽들은 대체로 적자를 면치 못해 올림픽 개최지에 선정된 것이 도리어 손해라는 ‘승자의 저주’ 논란이 잦았다. 재정 위기, 치안 불안, 지카 바이러스 3대 악재가 겹친 리우 올림픽에는 역대 최악의 저주가 내릴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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