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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급용 중국어 교재 일부 강의 교재로 베껴 쓴 강사 法 “저작권법 위반 아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초급 중국어 교재를 일부 베껴 강의 교재를 집필한 강사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초급용 교재는 대체로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터라 독창적 저작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부(부장 김성대)는 저작권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중국어강사 A(29ㆍ여) 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판결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서울 강남의 한 중국어 학원에서 일하던 A 씨는 2012년 자신의 강의 교재를 만들면서 시중에 판매되는 P사의 초급용 중국어교재를 베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P사 교재에 실린 대화문의 등장인물 수를 바꿔 같은 내용을 그대로 자신의 교재에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은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따라 얻어진 창작적 표현물’로 제한된다.

이에따라 1심은 강 씨의 행위가 유죄라고 봤다.

재판부는 “대화문의 소재가 흔한 것이더라도 강 씨가 일부 대화내용을 똑같이 배치하고 표현도 그대로 베꼈다”며 “창작성 있는 표현 부분을 복제해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교재에 담긴 내용은 다른 출판자료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흔한 내용으로 중국의 일반적인 이야깃거리”라며 “A 씨가 베낀 내용은 저작물로서 창작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중국어 초급자를 대상으로 한 교재는 어학학습 초기 단계에서 필요한 지식을 설명해야하므로 일정 부분 비슷한 주제와 내용을 담고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총 181페이지의 교재 중 문제되는 부분이 한 페이지에 불과한 것도 재판부의 고려대상이었다.

아울러 재판부는 “어학교재에 관한 저작권 보호범위를 좁게 해석하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저작물이 될 수 없는 정보까지도 보호하게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도예 기자/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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