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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환율②] “하필 휴가철에”…브렉시트發 환율급등에 멘붕 빠진 환전족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더 오르기 전에 바꾸려고요. 90%까지 우대해주니 발품이라도 팔아서 와야죠.”

27일 오후 서울역 지하 2층에 위치한 KB국민은행 환전센터에서 만난 주부 박모(45)씨는 다음달 28일 3박 5일 일정으로 가족과 함께 일본 규슈여행을 갈 예정이라고 했다. 평소 땐 출발 하루 전 서울 미아동 집 근처 주거래은행에서 환전을 했지만 오늘은 일부러 서울역까지 왔다고 했다.

환전센터 앞 질서유지를 담당하는 한 직원은 “원래도 사람이 많았는데 브렉시트 이후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역 환전센터에 환전족이 몰리는 이유는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로 환율이 연일 오르면서 최대한 수수료를 덜 내기 위해서다.

[사진=헤럴드경제DB]


브렉시트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엔화와 달러 환율은 하루가 멀다하고 급등하고 있다. 지난 24일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오기 하루 전인 23일 100엔당 1083.20원에 거래됐던 원ㆍ엔 환율(매매기준)은 27일 1165.15원까지 치솟았다. 원ㆍ달러 환율 역시 같은 기간 달러당 1146.30원에서 11 83.50원으로 뛴 상태다.

층이 다른 우리ㆍIBK기업은행(지상 2층), KB국민은행(지하 2층) 환전센터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은행별로 통화별 우대율과 환전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달러의 경우 국민과 기업은행은 최대 90%까지 수수료를 깎아주지만 우리은행은 85%다. 엔화 역시 기업은행은 최대 50%까지만 수수료를 깎아주지만 국민은행은 90%까지 적용해준다. 환전한도도 은행에 따라 100~500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사진=헤럴드경제DB]

모바일 환전서비스로도 환전족들이 몰리고 있다. 환전하려는 금액이 적은 사람이나 젊은층이 주 이용객이다. 은행들이 휴가철을 맞아 모바일고객을 잡기 위해 각종 환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발품을 팔지 않고도 서울역 환전센터 못지 않게 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 셈이다.

미국여행을 준비 중인 직장인 김모(32)씨는 “본래 2000달러를 환전하려고 했는데 3000달러를 바꾸려고 한다”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나중에 더 필요하게 되면 그 만큼 돈이 더 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바일로 환율 우대를 가장 많이 해주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스마토폰 앱인 ’써니뱅크‘를 통해 90%까지 환율을 우대해주는 ‘스피드업 누구나 환전’ 서비스를 작년 12월부터 시작해 오는 8월 말까지 제공한다. 거래고객이 아니라도 90%까지 우대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3일부터 9월 13일까지 인터넷뱅킹으로 환전을 신청하거나 외화 ATM을 이용하면 최대 80% 환율 우대를 해주는 ‘KB 쿨~한’ 이벤트를 시행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1일부터 8월 말까지 최대 75% 환율 우대와 할인 쿠폰 및 경품 등을 제공하는 ‘썸머스토리 환전페스티발’을 진행한다. KEB하나은행도 ‘스마트환율앱’ ‘스마트폰뱅킹앱’을 이용하면 주요 통화에 대해 최대 70%까지 우대받을 수 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관광객도 브렉시트가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환율급변으로 실시간환율이 달라지면서 시세표 자체를 적지 않은 사설 환전소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중구 명동 일대가 대표적이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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