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총수 일가 소환…동생인 신동빈 회장 등 檢 수사선상 오를 지 주목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롯데그룹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격호(94)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74ㆍ사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금명간 소환하기로 결정하면서 법조계와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8일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신 이사장을 롯데그룹 총수 일가 가운데 첫번째로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수사팀은 신 이사장이 지난 2012년 말 정운호(51ㆍ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청탁을 받고 롯데면세점 측에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이 면세점에 입점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 달라’고 지시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이사장은 정 전 대표로부터 청탁을 받고 면세점 입점 등을 도와준 뒤 아들 장모(48) 씨 명의로 설립한 유통업체 BNF통상을 통해 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15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BNF통상의 주식 100%를 보유한 장 씨가 실제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으면서 회사에서 100억원 이상을 급여 명목으로 받아간 사실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을 불러 이 같은 자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유통업계도 신 이사장의 검찰 조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탁월한 경영능력으로 오늘날 롯데쇼핑과 롯데면세점을 일군 장본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학동문인 이명희(73) 신세계그룹 회장과 함께 2000년대까지 업계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현재 신 이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지만 여전히 그룹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수사팀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소환에서 정 전 대표가 입점 로비의 대가로 금품을 전달했는지, 다른 입점 업체들도 추가 로비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신 이사장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62)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까지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그룹 총수 일가의 ‘비자금 통로’ 의혹을 받고 있는 롯데케미칼과 관련해 검찰은 이날도 원료거래 담당 임원 등을 불러 일본 롯데물산에 거액의 수수료를 지급한 이유 등을 확인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제품 원료를 중개업체 A사를 통해 수입하면서 일본 롯데물산을 거래 중간에 끼워 넣고 거액의 수수료를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수료 지급액은 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롯데케미칼 측은 “회사 신용이 좋지 않았던 1997년부터 일본 롯데물산의 신용도를 활용해 원료 수입거래를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같은 해명이 현실과 들어맞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일본 롯데물산과의 세부 거래내역 자료 제출을 롯데케미칼에 요구했지만 2주 넘게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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