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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덕도는 비용·밀양은 지형이 ‘발목’
ADPi 평가표 세세히 살펴보니
접근성 등 7개항목·4개 시나리오 적용
가중치 변화 평가에도 김해공항 1위



국토교통부가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브리핑이 열린 21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 합동브리핑실은 일순간 혼란에 빠졌다. 배포된 자료에는 밀양이나 가덕도라는 대신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장 마리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는 막판까지 가덕도ㆍ밀양 신공항,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세 가지 선택지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던 과정을 자세히 언급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진두지휘했다. 


ADPi는 발표 자료를 통해 가덕도와 밀양이 공항입지로 왜 부족한지를 분명히 했다. 가덕도는 건설비용이 불명확하고 건설 자체도 어렵고 접근성도 좋지 못한 점이 지적됐고 밀양은 접근 가능성이 문제로 꼽혔다.

김해공항 모든 항목 ‘우수’=ADPi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평가결과를 보면 기존 김해국제공항을 살리는 편이 경제성과 안전성, 환경성 등 각 평가항목에서 압도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ADPi는 먼저 5가지 대안(▷김해공항 확장 ▷밀양에 활주로 1본 건설 ▷밀양 활주로 2본 건설 ▷가덕도 활주로 1본 건설 ▷가덕도 활주로 2본 건설안)을 최종 검토 대상으로 올렸다. 이들 대안을 평가할 7개 항목(▷공항 운영 ▷성장 가능성 ▷접근성 ▷사회경제적 영향 ▷생태ㆍ환경성 ▷사업비 ▷실현 가능성)을 뽑고, 여기에 각 항목별 가중치를 다르게 부여한 4개의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먼저 각 평가항목마다 50~300점의 기본 배점을 부여한 ‘기본 시나리오(Reference scenario)’에서는 김해공항 확장안이 가장 높은 점수(818점)를 받았다. 밀양에 활주로 2본을 건설하는 안(683점)이 뒤를 이었지만 점수차가 컸다. 


접근성과 성장 가능성 항목에 가중치를 부여한 ‘시나리오A’에서도 김해공항 확장안(828점)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밀양 1본(722점), 밀양 2본(701점), 가덕 1본(617점), 가덕 2본(555점)이 뒤를 이었다.

사회환경 영향·환경성 항목에 가중치를 준 ‘시나리오B’와 사업비ㆍ실현 가능성에 가중치를 부여한 ‘시나리오C’에서도 김해공항 확장안이 가장 높은 점수로 평가 1위에 올랐다. 밀양에 활주로 1본을 설치하는 방안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김해 확장안의 벽을 높진 못했다. 


특히 ‘실현 가능성’ 항목은 신공항을 어디에 지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법적ㆍ정치적 후폭풍을 고려한 요소로 이번 ADPi가 관심있게 검토한 항목이다. 이 ‘실현 가능성’의 평가 결과만 놓고 본다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게 후폭풍이 가장 덜하고 반대로 가덕도에 공항을 건설하면 정치적ㆍ법적 저항이 크게 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말이다.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는 “김해공항은 기존 시설과 우수한 접근성을 누릴 수 있고, 시설을 확장하면 앞으로 요구될 항공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여러 시나리오에서 가장 우선적인 위치를 차지했기에 김해공항 확장안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ADPi가 막바지 평가를 진행하면서 관련 5개 지자체들은 물론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도움을 구했다”며 “애초 약속대로 평과 결과를 낱낱이 공개해 설득력을 높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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