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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신창이 연예계②] 말도 많고 의혹도 많다…박유천 10일 간의 사건 일지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한류스타 박유천이 정상에서 추락했다. 순식간이었다. 빠른 속도인데다 장기전으로 돌입할 태세다. 고소에 맞고소, 연일 폭로되는 충격적인 사실로 얼룩진 박유천의 성폭행 공방은 어느새 10일째를 맞았다.

6월 13일=박유천이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는 사실이 이날 처음 알려졌다.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A씨는 유흥업소 직원으로 지난 4일 유흥주점 안 화장실에서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10일 서울 강남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A씨는 증거물로 당시 입고 있었던 속옷 등을 제출했다.

이에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이하 씨제스)는 “허위 사실을 근거로 한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유명인 흠집 내기를 담보로 한 악의적인 공갈 협박에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6월 14일=전날 사건이 터지자 박유천이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강남구청으로 취재진이 몰렸다. 이날 박유천은 병가를 내고 귀가, 근태 논란이 빚어졌다. 박유천은 지난해 9월 강남 구청 관광진흥과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시작한 후 연가 14.5일, 병가 13일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구청 측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지만 민감한 군대 문대와 얽혀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성폭행 혐의와 관련 의혹과 추측이 쏟아지자 씨제스는 “경찰로부터 공식적인 피소 내용을 전달 받은 바 없다”는 2차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혐의가 인정된 것처럼 보도된 기사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오후 박유천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 A씨가 고소를 취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씨제스는 이날 두 번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피소 사실도 고소 취하 사실도 전달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6월 15일=고소 취하 보도가 경찰의 공식 발표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다. 이날 경찰은 A씨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기존 주장에서 “강제성이 없는 성관계”였다고 번복해 고소를 취하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증폭됐다. 성폭행을 당한 뒤 일주일 후 고소장을 제출한 것부터 이틀 만에 돌연 고소를 취하한 점까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았다. ‘돈이 오간 것 아니냐’는 의혹부터 ‘성폭행이냐 성매매냐’를 두고도 갖은 추측이 난무했다.

이날 박유천은 매니저를 대동해 모자와 마스크를 낀 채 오전 8시 40분께 서울 강남구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 많은 취재진이 진을 쳤음에도 불구 병가를 내지 않고 출근을 강행했다.

소송 취하에 대해 씨제스는 4차 공식 발표를 통해 “경찰을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 받은 바 없다”며 일관된 입장을 폈다. 이어 “언론을 통해 사건의 시시비비를 밝히지 않고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6월 16일=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두 번째 여성 B씨가 등장하며 추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12월 16일 A씨와 비슷한 방법으로 유흥 주점 안 화장실에서 강제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B씨는 사건 당일 120 다산 콜센터를 통해 112와 역삼 지구대에 사건을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던 것까지 알려졌다.

씨제스 측은 굳은 결단을 내렸다. 5차 공식 입장을 통해 “박유천은 큰 정신적 충격을 당한 상태”라며 “어떤 혐의라도 범죄가 인정될 경우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찰은 이날 박유천의 성폭행 혐의를 전담하는 팀을 구성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6월 17일=두 번도 모자라 하루 만에 성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두 명의 여성이 더 등장했다. 두 여성 모두 유흥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 만났으며 동일하게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진퇴양난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2014년 6월 12일 오전 4시께, D씨는 2015년 2월 21일 오전 3시 30분께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씨제스 측도 이를 더 두고 보지 않았다. 6차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사실 관계가 파악된 1차 고소건에 대해 20일 공갈죄와 무고죄 등으로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맞고소 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네 번째 고소까지 나오자 팬들마저 등을 돌렸다. JYJ 온라인 팬클럽인 디시 인사이드 JYJ 갤러리는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박유천을 지탄하며, 향후 그와 관련된 모든 활동이나 콘텐츠를 철저히 배격할 것”이라며 “지난 13년간의 신뢰와 청춘을 짓밟은 박유천에게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한다”고 밝혔다.

6월 18일~19일=주말에도 수사는 빠르게 진행됐다. 경찰은 박유천 전담팀을 6명에서 12명으로 두 배 증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네 번째 피해자 여성까지 등장하자 이례적인 수사 전담팀을 꾸린 것이다.

이날 강남경찰서는 첫 번째 고소 여성인 A씨가 제출한 속옷에서 남성의 DNA가 나왔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검식 결과를 통보 받아 조만간 박유천을 소환 조사한 뒤 구강 세포를 채취해 DNA가 일치하는지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씨제스는 17일 6차 공식입장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6월 20일=씨제스 측이 ‘맞고소’를 선언한 대망의 날이었다. 이날 오후 1시께 씨제스 측은 강남 경찰서에 첫 번째 고소 여성 A씨에 대해 무고죄는 물론 공갈 및 협박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여성 A씨는 물론 A씨의 남자친구와 사촌 오빠로 알려진 사람 등 3명을 함께 고소했다. 이 고소장에는 A씨가 조직폭력배를 대동해 10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담겨있어 또 한 번 추측이 쏟아졌다.

이날 한 매체를 통해 “고소인이 합의금 10억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공개 돼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이후 21일 경찰에 의해 이날 고소장을 제출한 씨제스 백창주 대표가 경찰에 출석해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씨제스 측은 A씨에 이어 B, C, D 여성에 대해서도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박유천은 사설 경호원을 대동해 강남구청에 정상 출근했다.

6월 21일=박유천의 지옥 같은 출근길이 계속되는 가운데 급기야 강신명 경찰청장이 박유천 사건을 언급했다.

이날 오전 11시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청장은 “수사팀 12명은 이례적이긴 하지만 다수 사건이 중첩돼 일어났고 연예인이면 준공인의 신분이라 엄정히 수사를 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전날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씨제스 백창주 대표가 경찰조사에서 사촌 오빠로 알려진 조직폭력배 황모 씨의 음성이 담긴 녹음파일을 증거자료로 제출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파일엔 황씨가 씨제스 측에 고소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정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측성 보도도 난무했다. 한 매체는 이날 여성 C씨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제기한 날짜인 2014년 6월 12일, 한국이 아닌 중국에 있다고 보도 하며 결정적인 알리바이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씨제스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모든 건 경찰조사를 통해서만 말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6월 22일 =전날 한 매체가 보도한 박유천의 알리바이는 오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6월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하는 모습이 한국 매체들에 의해 포착돼 사건이 일어난 12일까지는 한국에 있었다는 게 입증됐다. 이에 오보를 낸 매체는 해당 기사를 내린 상황이다.

경찰은 현재 12명의 전담팀을 꾸리고 네 명의 고소인들과 그 외 주변 인물, 당시 자리에 있던 동석자 등을 조사한 이후 박유천을 소환할 방침이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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