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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상선 해운동맹 가입 ‘키’는 한진해운?…공략 대상 잘 잡아야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현대상선의 생존 과제로 글로벌 해운동맹(THE 얼라이언스) 가입만 남은 가운데, 소속 선사들이 적극적인 동의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동맹 가입에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채권단이 용선료 협상만 성사시키면 해운동맹 가입은 문제없을 것이라고 언급해왔던 것과 상반되는 분위기다.

▶6곳중 한곳도 동의안해=22일 업계, 채권단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6월초 ‘THE 얼라이언스’ 소속 6개 선사에 가입 요청서를보냈지만 6곳중 한곳에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그동안 정부는 현대상선이 기존 속했던 동맹인 ‘G6’의 3개 선사로부터 서면동의를 받았고, 한진해운이나 K-라인만 동의하면 동맹 가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정작 G6 소속의 하팍로이드, NYK, MOL 사가 동의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현대상선은 “일부 선사들이 답변이 안왔고 지금은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단계”라며 “각 선사의 입장을 밝히는건 민감한 사안이라 구체적인 거론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THE 얼라이언스에 이미 가입한 한진해운 측은 최근 현대상선의 동맹 가입 관련 “우리가 문제가 아니라 현대상선이 기존에 속해있던 G6 소속 선사들을 설득하는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선사들이 동의하면 한진해운이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가입과 관련해 한진해운이 ‘키’를 잡고 있다는 해석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해운업계 고위 관계자도 “THE 얼라이언스를 꾸린게 G6 소속의 3개사와 CKHYE 소속의 3개사”라며 “G6 선사들이 그동안 함께 영업해온 현대상선을 끼워주지 않은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 그들의 마음부터 돌리는게 동맹 가입에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뢰의 문제, 단시간내 회복 가능할까=업계에서는 G6에서 현대상선의 기존 영업방식에 불만이 있었고 이 때문에 동맹 가입이 무산된거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현대상선의 법정관리행이 거론되면서 화주들이 이탈하고 현대상선이 선박에 짐을 다 못채우는 일이 발생했다”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운임을 내리는 형태로 짐을 채우면서 동맹에 속한 다른 선사들에게 피해를 끼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은 5월말 용선료 협상 타결 이후 이탈했던 화주들의 다시 돌아오는 등 예전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국내의 굵직한 화주인 A 타이어사와 B 물류사는 올해 초 짐을 뺐다가 용선료 협상 이후 최근 현대상선과 계약을 재개했다. 



다만 해운동맹은 재무건전성은 기본이고 영업방식이나 네트워킹, 서비스 등이 각 멤버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존 멤버들로부터 신뢰를 얻는게 가장 중요하다.

또 동맹 결성 전에 철저히 이해관계를 계산하고 동맹을 꾸리는 탓에 현대상선이 당장의 자율협약 성과만 들고 동맹 가입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평도 나온다.

채권단 자율협약 기간 한달 연장=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해 정부는 당초 이번달로 설정한 현대상선의 조건부 자율협약 마감 시한을 다음달 28일까지 한달 연장할 방침이다. 현대상선이 동맹사들에게 신뢰를 얻는 과정과 절차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편, THE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이 당장 현대상선의 가입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은 현대와 한진 중 어느쪽이 생존할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용선료 협상중인 한진해운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진의 운명을 지켜본 뒤 현대의 승선을 고려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상황을 지켜보다 결정내려도 될 것으로 보고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onjod@heraldcorp.com



☞해운동맹(얼라이언스)=항공사들의 얼라이언스와 같은 개념으로, 선박을 공유하고 노선을 공동으로 운영해 효율성을 높이는 일종의 동업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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