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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도 전화 걸곳 없어요”…서울‘1인 가구’25%
생활비 적고 간섭없지만 부작용도
서울시 전체 48.6%가 1·2인 가구



#. 지난해 12월, 서울 관악구의 한 고시원에서 A 씨가 숨진 지 보름 만에 발견됐다. 혼자 살던 A 씨는 지방에 사는 아버지와 10월 말 마지막 통화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경찰은 “평소 고인은 기관지가 좋지 않아 몸이 약했다는 가족 진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1인 가구는 네 집 건너 한 집에 달할 만큼 대세가 됐지만, 이들의 사회적 연결망은 약해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1인 가구주들은 “아플 때 나를 돌봐 줄 사람이 없다”고 털어놨다.

21일 시가 발표한 ‘서울서베이 도시정책 지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는 24.6%로, 2005년(21.5%)보다 3.1%포인트 올랐다. 2인 가구(24.0%), 3인 가구(22.9%), 4인 가구(21.3%), 5인 가구 이상(7.2%)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가족 인원이 늘어날수록 가구 구성 비율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1ㆍ2인 가구 비율의 합은 48.6%로 서울시 전체 가구의 절반에 이르렀다. 해마다 이어지는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 결혼 평균 연령대의 상승 등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자치구별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엔 40.9%를 차지한 관악구로 집계됐다. 이어서 종로구(32.7%), 중구(30.8%)가 뒤를 따랐다. 가장 낮은 구는 양천구(15.6%), 도봉구(17.6%), 노원구(17.7%) 순이었다. 시는 관악구의 경우 밀집된 대학가와 고시촌 등으로 청년층이 많은 구 특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생활비를 적게 쓰고 간섭이 없어 편하다는 1인 가구에도 점차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 비교해 정서적 고립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1인 가구는 ‘몸이 아파도 보살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란 말에 38.1%가 긍정했다. 다인 가구(17.4%)의 같은 응답률보다 2배 이상 높은 결과다. 1인 가구 다섯 집 가운데 두 집이 아파도 전화 걸 상대조차 마땅치 않은 것이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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