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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공항 후폭풍] 부산 민심은 배신감ㆍ안도감 그리고 기대감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신공항 논란이 10년만에 김해공항 확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부산지역 민심은 ‘배신ㆍ안도ㆍ기대감’으로 요약됐다.

지난 21일 신공항 용역결과 발표를 지켜본 부산시민들은 가장 먼저 그동안 정치인들의 말에 속았다는 ‘배신감’을 강하게 나타냈다. 21일 오후3시 부산상공회의소에 마련된 대형 TV 앞에 모인 상공인들은 “이번 용역 결과는 정부가 주도해 부산시민을 상대로 펼친 사기극이 아니고 무엇이냐”, “360만 부산시민을 우롱한 처사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산 초량동에 위치한 가덕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 사무실에서도 분노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시민 대표들은 “또다시 신공항을 무산시킨 현 정부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동남권 신공항은 부산시민의 24년간 공을 드려온 국가적 현안임에도 정부가 실망스런 선택을 했다”고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21일 오후3시 부산상공회의소에 모인 부산시민과 상공인들이 정부의 신공항 용역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신공항 논의의 출발이 김해공항 안전문제와 군사공항 겸용, 포화상태에 이른 공항규모로 처음 시작했는데 결국 다시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되돌이표’가 된 것에 대한 실망의 표시가 속출한 것이다.

신공항 발표로 급박했던 하루가 지나면서 그나마 김해공항이라도 지켰으니 다행이라는 ‘안도감’도 나오기 시작했다. 22일 직장과 학교 등 곳곳에 모인 시민들은 “평가 점수에서 가덕도가 밀양보다 낮았다”며 “그나마 김해공항이라도 지켰으니 다행이다”는 얘기가 오갔다. 해운대에 거주하는 김용덕(53) 씨는 “김해공항을 밀양에 빼앗겼다면 공항 가는 길이 한층 멀어졌을텐데 김해공항을 확장한다니 그나마 다행이다”고 했다.

그동안 부산시민들은 대부분 신공항을 가덕도에 유치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신공항 논의는 김해공항이 있는 부산에서 시작됐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해안공항인 가덕도가 당연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때문에 밀양이 가덕도보다 평가 점수가 높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도 나왔다.

김해공항을 신공항급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에는 ‘기대감’도 나타나고 있다. 강서구 대저동 일대 상인들은 김해공항 확장 소식에 얼어붙었던 지역경기가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사와 관련업체 직원들이 애용하는 식당가가 형성된 대저동 일대는 김해공항이 확장되면 지역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며 환영했다.

대저2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영식(51) 씨는 “김해공항이 신공항급으로 확장되면 지금보단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지역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며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해공항 확장보다는 민자유치를 통해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가덕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는 ‘정부의 김해공항확장방안은 단순한 미봉책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해 본격적인 민자유치공항 논의가 시급하다’는 내용의 긴급성명서를 발표했다. 부산시도 안전하고 24시간 운영 가능한 공항, 가덕신공항을 만들기 위해 빠른 시일 내 독자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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