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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朴대통령, 5년前엔 “신공항 미래엔 필요하다”더니…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영남권(동남권) 신공항 최적지를 둘러싼 10년간의 줄다리기에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은 결국 헛물을 켠 셈이 됐다. 국토교통부가 후보지 선정과 관련한 용역을 맡긴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지난 1년간의 검토 끝에 21일 김해공항 확장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과를 내놓고,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이를 전격 수용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이를 두고 대체로 ‘최적의 선택’ ‘정부의 선택 존중’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부산과 밀양을 중심으로 한 대구 권역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민심은 자연스럽게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에 쏠리고 있다. 박 대통령이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하자,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라 유감스럽다”며 “지금 당장은 경제성이 없다고 하지만, 미래에는 분명 필요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래서 동남권 신공항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말한 걸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아서다. 


박 대통령은 특히 2012년 12월 새누리당 대선 후보 자격으로 신공항을 대선 공약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과거 ‘스탠스’를 감안했을 때 이번엔 가덕도든 밀양이든 한 곳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김해공항이 최적이라는 용역결과가 나온 것이다.

공항건설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과 권위를 가진 ADPi가 어쩌면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근심’을 덜어주는 결과를 도출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미 신공항 부지 선정은 경제성보단 정치적 고려가 결부돼 지역ㆍ정치 계파간 갈등으로 비화한 ‘뜨거운 감자’가 된 사안이어서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기도 힘든 상황까지 치달았기 때문이다.

연구용역을 총괄한 장 마리 슈발리에 ADPi 수석엔지니어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회’에서 김해공항을 낙점한 이유를 설명했다. 4가지 시나리오로 최종 후보지인 가덕도, 밀양, 김해공항 확장안을 평가했을 때 모든 시나리오에서 김해공항이 1위에 오른 결과<표참조>를 보여줬다. 그는 가덕도와 관련, “자연적인 공항의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며 “건설 비용이 명확치 않고 건설 자체도 어렵다. 또 국토의 남쪽 끝이어서 접근성도 어렵다”고 했다.


밀양에 대해선 “전통적인 의미에서 신공항 입지로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여전히 접근 가능성이 문제로 남아있다. 현재 안전과 관련된 문제 해결, 기존 시설과 접근성을 누릴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기존 시설을 확장하게 되면 필요한 수요량을 모두 감당할 수 있을 것이고 기존의 시설을 제거하는 등의 수고가 준다”고 했다.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는 김해공항 확장안을 두고는 “여러 시나리오에서 가장 우선적인 위치를 차지했다”며 “그렇기에 우리는 영남권 신공항으로 김해공항 확장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해공항의 확장만으로 신규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90% 신공항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새로운 활주로, 관제탑, 새로운 연결도로ㆍ철도 등이 건설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강호인 장관은 이날 ADPi의 이런 결론을 수용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발표 직전에 열린 국무회의에선 신공항과 관련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1년 정부의 신공항 백지화 발표가 있던 날(3월 30일)로부터 이틀 뒤인 4월 1일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결과적으로 ‘동남권 신공항’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특히 영남지역 주민 여러분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한 전례가 있는 만큼 박 대통령도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생각을 밝힐 자리를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현실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이날 신공항 관련 정부의 입장을 발표한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22일 언론사 부장단을 상대로 김해공항 확장안을 선택할 수 밖에없었던 이유 등을 설명하는 행보에 나선다. 이런 만큼 조만간 박 대통령의 입도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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