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리얼푸드]허브, 향을 더하고 건강을 높인다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만지거나 흔들면 더 강한 향을 내뿜는 허브. 고대 시대부터 질병을 치료하는 약초로 쓰였다.

허브의 종류는 약 2500여종으로, 국내에서는 1000여종의 허브가 재배되고 있다.

종류에 따라 효능과 기능도 각양각색이다. 허브에는 기본적으로 탄수화물, 무기질, 비타민, 아미노산, 정유, 지방산 등 다양한 성분이 함유돼 있다. 면역기능 강화, 소화제, 강장제, 소염제, 항암제 역할로 질병 치료에도 이용된다.

허브라고 해서 다 외국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조상들이 장독대 주변 퀴퀴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 심은 백합과 박하 그리고 단오날 머리감을 때 쓰던 창포, 깻잎, 쑥, 참깨, 들깨 등도 모두 허브다.

허브의 역사는 알 수 없을만큼 오래됐다. 6000년 전에도 허브는 우리에게 유익한 향신료의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대 이집트 벽화에도 나타나듯, 허브는 기원전 2800년 무렵부터 생활화되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허브를 미라를 만들 때 방부제로도 이용했다고 한다.

딜[사진출처=123rf]


▶유럽인들의 필수품 ‘딜(Dill)’=유럽 거의 모든 나라에서는 음식에 딜을 사용한다. 딜은 약간 쌉싸름한 맛과 독특한 향이 매력적이다. 딜은 ‘진정시킨다’, ‘달랜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서양에서는 보채며 울음을 그치지 않는 어린아이에게 꿀을 넣어 만든 딜차를 마시게 해 울음을 그치게 할 만큼 진정효과가 뛰어나며 구취제거, 동맥경화 예방에도 좋다.

초기 북미 정착민들은 오랜 시간 이어지는 예배의 지루함과 허기를 달래기 위해 딜의 씨앗을 먹으면서 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그래서 딜은 교회 예배용 씨앗으로도 불린다.

북유럽에서는 어패류 요리에 주로 사용한다. 딜은 어패류와 궁합이 잘 맞아 연어나 청어요리에 빠지지 않는다. 중세 기사들은 딜을 습포제로 사용하기 위해 휴대하고 다녔다. 즉, 상비약 역할도 했다는 것이다. 딜은 특유의 풍미 때문에 당뇨병 환자나 고혈압이 있는 이들이 먹는 저염식의 풍미를 내는 데 긴요하게 쓰인다. 또 종자를 이용해 베개를 만들면 숙면을 취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오레가노[사진출처=123rf]


▶비너스가 만든 ‘오레가노(Oregano)’=유럽에서는 신랑ㆍ신부의 화관을 오레가노로 장식해 그들의 앞날을 축복한다. 오레가노는 고대부터 관상용 허브로 사용되었는데 줄기ㆍ잎ㆍ꽃은 요리나 목욕제, 포푸리, 염색, 장식품 등에 활용된다. 특히 요리 중에서도 토마토와 궁합이 잘 맞아 이탈리아 요리에 빠지지 않는다. 이탈리아 요리중에서도 피자와 잘 어울린다. 다소 특이한 향을 가지고 있는 오레가노의 강한 향은 육류 요리와도 조화가 잘돼 쇠고기와 양고기, 닭고기의 맛을 내는 데도 유용하게 쓰인다.

오레가노는 음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활용됐다.

고대그리스에서부터 약초로 이용된 오레가노 침출액은 강장, 이뇨, 건위, 식욕증진, 해독작용을 했으며 집안에 개미가 침입하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다.

▶허브의 여왕 ‘라벤더’=그리스 로마시대에는 세탁물을 라벤더 위에 널어 향이 스며들게 했다고 한다. 또 옷장이나 서랍에도 라벤더 주머니를 넣어 좀이나 해충을 퇴치하는 데 사용했다. 라벤더에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원래 라벤더는 향이 없는 식물로 전해졌다. 향이 없는 라벤더의 꽃덤불 위에 성모마리아가 아기 예수의 속옷을 널어 말린 후부터 향이 생겨났다고 한다.


라벤더 [사진출처=123rf]


라벤더는 중세시대 스튜나 고기 요리의 맛을 내는 데 잎을 사용했고 꽃은 설탕 절임이나 잼으로 만들어 식욕증진을 도왔다.

라벤더는 차로 마시면 고혈압과 두통에 좋을 뿐 아니라 울적할 때 기분을 밝게 전화시켜주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살균ㆍ소독작용이 있고 가벼운 화상이나 벌레 물린 데 바르면 외상 치료에도 유용하다. 말린 라벤더를 장롱속에 넣어두면 살균ㆍ방충 효과도 발휘한다.

▶박하로 알려진 ‘민트(Mint)’=민트에는 멘톨이라는 성분이 포함돼 개운하고 상쾌한 향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살균ㆍ방부작용이 뛰어나고 구취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오래전부터 치약의 재료로 사용됐다. 추잉검이나 캔디에도 많이 사용돼 향이 익숙하다. 요리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민트 소스는 양고기나 닭요리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민트 중 페퍼민트는 두통이나 설사를 다스리는 데 효과적이고 스피아민트는 목욕용품이나 로션으로 많이 사용된다. 애플민트는 사과 맛이 나기 때문에 생식도 가능하다. 감기에 걸렸을 때 민트 차를 마시면 감기예방은 물론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

세이지 [사진출처=123rf]


▶육류 요리에 금상첨화 ‘세이지(Sage)’=잎에서 강한 향이 나는 세이지는 육류의 누린내 제거에 많이 사용된다. 이 때문에 육류 중에서도 어린 양고기나 내장요리를 할 때 자주 이용된다. 방부 효과가 강해서 돼지고기 가공품이나 소시지를 만드는 데도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세이지라는 이름이 소시지에서 비롯됐다고 할 정도로 돼지고기와 세이지는 궁합이 잘 맞다.

세이지는 약용효과도 크다. 강장작용과 신경. 소화계통의 진통을 완화해 옛부터 만병통치약으로 이용될 만큼 효력이 강하다.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뇌와 근육을 강화해 장수하는 영약이라고 알려졌다.

atto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