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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검찰 수사] 3대 복병(증거인멸ㆍ주총대결ㆍ신격호 입원) 부딪친 檢, 정면돌파 택했지만…
-신격호 총괄회장 돌연 병원 옮겨, 檢 소환 대비 관측

-25일 일본 롯데 주총에서 형제 표대결, 결과에 따라 귀국 일정 등 변수

-檢 “그룹총수 일정과 상관없이 수사할 것”…잇단 변수에 ‘선긋기’ 나서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겨냥하고 있는 검찰이 예상치 못했던 복병과 맞닥뜨렸다.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과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신격호(94ㆍ사진) 총괄회장의 갑작스러운 병원 이동, 그리고 신동빈(61) 회장과 신동주(62)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일본 주주총회 ‘형제 대결’ 등 굵직한 변수들이 앞을 가로막고 나섰기 때문이다.

착수 시점부터 최대한 신속ㆍ정확하게 수사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검찰이 이번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어떠한 ‘묘수’를 꺼낼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20일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부장 조재빈ㆍ손영배)은 이번주에도 정책본부 재무팀 관계자를 대상으로 압수수색 자료 확인 등 집중적인 조사에 들어간다. 앞서 수사팀은 지난 16일과 17일 채정병(66) 롯데카드 대표와 이봉철(58) 정책본부 지원담당 부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채 사장의 경우) 계열사 사장이라서 온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정책본부에서 일하며 총수 일가의 자금을 운용해 관련 설명을 듣고자 불렀다”며 “이번주에도 정책본부 재무팀 관계자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수사팀은 재무팀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 및 실무자급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총수 일가의 핵심 측근인 이인원(69) 정책본부장(롯데그룹 부회장)과 그룹의 황각규(61) 정책실장을 부를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잇따른 변수로 수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검찰 수사팀은 증거인멸과 자료제출 지연 등 롯데그룹의 수사 비협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정책본부는 지난 4월부터 소속 직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기하는 등 증거를 조직적으로 인멸한 정황이 드러났고, 다른 일부 계열사의 경우에도 압수수색 당시 증거를 빼돌리다 현장에서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 이에 따라 수사팀은 가습기 살균제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 중 일부를 롯데 수사팀으로 전환 배치해 초반 수사에 더욱 화력을 집중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신 총괄회장의 석연치 않은 ‘병원 이동’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지난 9일 고열 증세를 이유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그는 18일 돌연 아산병원으로 입원 장소를 옮겼다.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 측은 “고령으로 회복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소견과 가족의 요청으로 병원을 옮겼다”고 짧게 설명했다.

지난해 서울대병원에 입원 당시 신 총괄회장은 ‘전립선비대증에 따른 감염 증상’이라는 뚜렷한 병명을 외부에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입원에 대해서는 병명이나 의학적 조치 등 구체적 내용에 대해 관계자들 모두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이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신 총괄회장 측이) 검찰 소환이나 대면 조사를 거부할 명분을 찾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2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 결과 역시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이번 검찰 수사 사실을 전면에 내세워 신동빈 회장에 대한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총 결과에 따라 두 형제의 귀국 등 향후 일정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각종 변수와 관련해 검찰 고위관계자는 “(총수 일가의) 입원과 출ㆍ입국 여부 등은 이번 수사 진행과는 큰 관련이 없다. 계획대로 수사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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