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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모스산업 “6년의 실패가 80년 당구공 독점구조 깬 자산”
김종희 코스모스산업 대표 “벨기에 제품과 경쟁 자신…수출 본격화”

당구는 생활체육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당구공은 지난 80년 동안 세계 유일 기업이 독점해왔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 회사는 벨기에의 살뤽(Saluc) 사다.

이 독점을 처음 깬 회사가 국내 중소기업이란 사실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경기 파주의 코스모스산업(대표 김종희)은 2014년부터 당구공을 생산, 세계 16개국에 수출하는 기업이다.

독일, 일본 등 많은 선진국의 기업들이 당구공 제조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코스모스산업의 성공은 6년 간의 실패에서 비롯됐다.

프로 당구선수 출신인 김종회 코스모스산업 대표는 지난 16일 파주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그동안의 사업얘기를 털어놨다.

“당구공 개발에 5년 6개월이 걸렸다. 실패가 일상이었다. 당구공을 만드는 소재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어 무작정 부딪히고 공부하며 당구공을 개발해 나가기를 반복했다. 선수로 활동하며 수많은 실전에서 공을 다뤄본 만큼, 기술자가 아닌 선수의 입장에서 어떤 게 좋은 공인지 잘 알고 있다.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지만 그 실패들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점점 좋은 당구공이 완성될 수 있었다.”
김종희 코스모스산업 대표가 경기도 파주시 본사에서 자사의 당구공을 소개하고 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코스모스산업이 제품을 양산한지 2년째에 불과하지만 국내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했다. 가격은 경쟁사의 70% 수준인데 내구성도 더 높아 전 세계적으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그는 “호나우두가 펠레가 차던 공으로 우회전 킥을 찰 순 없다. 현재 살뤽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완성도를 자랑하면서도 높은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주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프로 당구선수로 15년 동안 활동했다. 선수로 활동하며 제대로 된 당구용품을 직업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그를 창업으로 이끌었다. 지난 1997년 코스모스산업을 설립, 당구대를 제작해 큰 성공을 거뒀다.

김 대표는 “당구공을 제대로 만드는 업체는 전 세계에 단 한 곳뿐이니 개발만 하면 성공한다는 생각에 무모하게 뛰어들었다”며 “이렇게 고생하게 될 줄 알았더라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코스모스산업이 생산하는 당구공은 편마모에 강한 게 장점이다. 당구공은 자연스럽게 표면이 깎이는데 특정 부위가 먼저 닳게 되면 공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편마모는 공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주범이다.

이런 강점은 전 세계 주요 당구관련 단체로부터 인정받았다. 현재 코스모스산업의 제품은 미국, 중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러시아, 콜롬비아, 멕시코, 베트남 등 16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이탈리아, 콜롬비아, 멕시코 등지에선 코스모스산업 제품이 공인구로 쓰이고 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우수체육용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축구, 수영, 육상 등의 종목에서 볼 수 있듯이 스포츠의 발전은 스포츠용품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 당구는 너무 오랫동안 독점이 이어져 기술발전이 더뎠다”며 “우리의 강점은 당구인들과 소통해 언제든지 제품을 개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진가를 드러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파주=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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