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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의 광화문 '시일야방성대곡'
[헤럴드경제=박정규(성남)기자]‘시일야방성대곡()’은 ‘이 날, 목 놓아 통곡하노라’라는 뜻이다. 1905년 11월 20일자 '황성신문' 사설란에 실린 장지연의 논설이다.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11월 17일 대신들을 압박해 강제로 체결한 을사조약의 부당성을 알리고, 조약 체결에 찬성하거나 적극적으로 막지 못한 대신들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재정개편 부당함을 국민들에게 알리기위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11일간의 단식농성을 벌여온 이재명 성남시장이 17일 ‘단식은 끝났지만, 투쟁은 계속 됩니다’라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이 시장은 “오늘 11일 간의 단식농성을 중단했습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관심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밥 대신 희망으로 배부른 시간이었습니다. 서른 세 끼를 굶었지만, 농성장을 찾아주신 수많은 분들과 SNS를 통해 마음을 보내주신 더 많은 분들 덕분에 천 끼, 만 끼, 십만 끼를 먹었던 시간이었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광화문광장의 소음과 진동, 뜨거운 햇볕과 쏟아지던 비가 벌써 아련한 옛 일 같기도 합니다. 병원 침대에 누워있으니 참 행복합니다. 누워서 편히 티비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푹신한 잠자리가 있다는 것이, 복식 중이라 아직은 아니지만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큰 행복이란 걸 평소에는 잊고 지냅니다. 11일 간의 단식농성이 저에게 안겨준 기대하지 못했던 선물입니다”라고 털어놨다.

이 시장은 “그런데, 저에게는 비록 11일 간의 ‘선택한 불편’에 불과했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는 생존 그 자체만으로도 힘겨운 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권력과 자원의 부당한 독점, 기회의 불평등과 과정의 불공정으로 인해 꿈을 접고, 희망을 잃어버린 한숨과 눈물이 넘쳐 나고 있습니다. 대다수 국민이 평생을 단식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살아야 근근이 생존할 수 있는, ‘더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서’ 전쟁같은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사회는 정상적 사회가 아닙니다”라고 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우리 사회를 정상적인 사회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곧 삶의 문제, 민생의 문제입니다. 지방자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권력과 재화의 중앙독점화는 정상적 사회를 가로막는 장벽이며, 역사가 발전하는 방향도 아닙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단식농성은 끝났지만, 우리 사회를 보다 공정하고 공평한 정상 사회로 만들기 위한 저의 투쟁은 계속 될 것입니다. 뜻을 모으고, 함께 행동하면 못할 것이 없습니다. 이번 단식농성을 통해 더 단단해진 믿음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저보다 더 치열한 11일을 보내온 자원봉사자들과 직원들, 보내주실 격려와 위로가 있다면 그것은 온전히 이 분들의 것입니다. 비정상단체와 비정상언론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으며 곤란을 당한 서울시 관계자 분들께도 따뜻한 박수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해야할 분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한 분 한 분 마음에 새기겠습니다”라고 했다.

이 시장은 “제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머슴을 걱정해주신 주인들을 위해 더 맹렬하게, 더 집요하게 세상과 부딪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단식은 끝났지만, 투쟁은 계속 됩니다”라고 했다.

그는 “혹시 단식농성 중단 소식 못듣고 먼길 찾아오실 분들이 있을까 걱정입니다. 이 글 많이 공유해주셔서 헛걸음들 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라고 덧붙였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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