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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低금리에 길잃은 재테크③] 청약통장의 배신
1% 금리 시대 앞둔 청약통장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 몇 달 전 5년 정도 유지해오던 주택청약종합저축을 해지했던 직장인 유모씨는 청약통장을 과감히 없앤 결정이 주효했음을 실감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현재 연 2%인 청약통장의 금리가 머지않아 1%대로 내려갈 것임 자명해졌기 때문이다. 유주택자였던 유씨는 고금리에 대한 매력으로 부인과 함께 청약통장을 유지해 왔었지만, 지난해 말 정부가 청약통장의 해지 시 금리를 연 2%로 0.2%p 추가 인하하자 고금리 매력을 상실했다 보고 해지를 결정했었다. 유주택자라 연말 소득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데다, 추가로 아파트 청약에 나서더라도 부인의 통장을 활용하면 됐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의 필수품이면서, 동시에 고금리로 짭짤한 수익을 안겨주던 청약통장이 가파른 금리 인하로 사실상 재형(財形)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 본래 청약통장은 주택마련을 위한 목적이지만, 그동안 시중 예금금리에 비해 높은 이자로 목돈 마련을 위한 재테크 수단으로 가입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금리가 연 2%까지 내려간 상황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곧 1%대로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테크 목적의 청약통장 가입은 사실상 무의미해진 상태다. 그나마 연 2%의 금리도 가입 2년 이상 뒤 해지시 적용되는 금리로, 1년 이상~2년 미만인 경우 1.5%로, 1년 미만은 1.0%로 뚝 떨어진다.

이같은 저금리도 문제지만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본질적 불만은 가파른 금리 하락 속도에 있다는 분석이다. 



청약통장 금리 하락 속도가 한국은행 기준 금리 인하 속도의 배에 달할 정도로 빠르고 가파르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청약통장의 금리 인하는 모두 4차례에 달했다. 지난해 3월과 6월, 10월 각각 0.2%p, 0.3%p, 0.3%p씩 일괄 인하한 이후 12월 4번째로 0.2%p를 추가 인하했다. 1년 사이 네 번에 걸쳐 1%p의 금리가 내려간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은행은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0.25p%씩 총 0.5%p 인하했다. 청약통장 금리 하락이 기준금리 하락폭의 두 배에 달한 것이다. 국토부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등 시중 금리 하락을 청약저축 금리를 낮추는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인하 폭이 배에 달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던 게 사실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난해 6월 금리 인하 후 동결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청약통장 금리는 10월과 12월 두 차례나 추가로 인하하며 가입자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재작년 상반기만 해도 연 4%였던 청약통장의 금리가 2%로 반토막 나는 데 걸린 시간은 2년 5개월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많게는 1.5%까지 차이 나던 청약통장 금리와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차이도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내린 현재에도 0.75%p로 줄어 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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