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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패산 사건 피의자 정 씨, “다 내 잘못이다”
- 현장검증 서 담담하게 범행 재연
-“죗값 달게 받겠다” 말하기도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사패산 등산로에서 여성 등산객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목을 졸라 살해한 정모(45) 씨의 범행현장검증이 16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사패산에서 진행됐다. 정씨는 “다 제 잘못입니다”라며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정씨는 이날 오후 현장검증을 위해 모자를 눌러쓰고 검은 마스크를 쓴 채 의정부경찰서를 나서며 “성폭행을 시도했냐”고 묻는 기자들에게 “죄송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초 따라오지 못 하게 하기 위해 피해자의 바지를 벗겼다고 진술했던 정씨가 피해자 정모(55ㆍ여)씨를 성폭행하려 했다고 진술을 번복한 바 있다. 

사패산 살인사건 피의자 정모 씨가 16일 오후 현장검증에 임했다.정씨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죄송하다”며 “다 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사패산 호암사 100여m에 부근 바위에서 피의자의 범행을 재연하는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정씨는 진술 번복 이유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은 대신 고개를 숙인 채 “우선 피해자 분과 그 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제가 모든 잘 못을 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서둘러 호송차에 올랐다.

사패산 등산로 중턱 호암사에서 호송차에서 내린 정씨가 등산로로 진입하는 순간 20대 남성이 정씨를 향해 발로 차는 등 과격한 행위를 했으나 경찰에 제지되기도 했다. 이 남성은 피해자의 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현장은 호암사 뒷길 등산로로 500m 가량 떨어진 바위. 여성 등산객 김모(56) 씨는 “이곳이 경사가 완만해 여성 등산객이 많이 오는데 사고나고 등산객이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또다른 등산객 김모(61) 씨는 “저 바위가 널찍하고 의정부 시내가 다 보이는 경치라 등산객들의 쉽터 같은 데라 간식도 먹고 한다”며 피해자가 이곳에서 식사를 한 이유를 설명했다. 범행 현장에는 피해자의 20대 조카도 와 있었으나 정씨의 범행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현장검증을 통해 정씨가 바위 지난 7일 오후 3시께 이곳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고 있던 피해자 정씨를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접근해 살해하는 과정을 확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피해여성의 뒤로 다가가 목을 조르고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후 그는 피해자의 상의를 올리고 속옷과 하의를 벗기려고 하는 등 성폭행하려다가 피해여성이 의식을 잃고 움직임이 전혀 없자 바로 현금 1만5000원이 든 지갑을 빼앗아 달아났다.

피의자 정씨는 담담하고 차분하게 범행을 재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죗값을 달게 받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장검증을 지휘한 박언식 의정부경찰서 형사과장은 “범행과정에서 피의자가 성폭행을 먼저 시도하고 여의치 않자 금품을 강취한 점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장검증과 프로파일러 면담 등을 거쳐 진술의 모순점 등을 면밀히 조사해 오는 20일 기소의견으로 정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구속영장 신청 당시 적용했던 강도살인 혐의 외에 강간미수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 예정이다. 한편, 정씨의 얼굴과 신상은 지난 14일 김성권 의정부경찰서장을 위원장으로 한 신상공개위원회에서 비공개하기로 결정됐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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