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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아이돌, 외국인 멤버는 선택 아닌 필수?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샤샤샤’ 열풍의 주역은 트와이스의 외국인 멤버 사나다. 일본 국적의 사나에 의해 ‘샤이(shy)’의 발음이 ‘샤샤샤’로 탄생하게 됐다. 덕분에 트와이스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샤샤샤’가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아이돌 그룹이 점점 ‘글로벌(Global)’ 해지고 있다. 한류 열풍 따라 해외로 나가는 건 기본, 외국인 멤버를 보유한 그룹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태국, 중국, 일본 등 국적도 다양하다. 외국인 멤버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을 만큼 이러한 흐름은 이미 대세다.

[사진=JYP엔테테인먼트 제공]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꼭 한 명씩은 있다, 외국인 멤버...왜?= 트와이스는 사나를 포함해 멤버 9명 중 4명이 외국인이다. 모모, 미나, 사나는 일본, 쯔위는 대만 국적을 가지고 있다. 작년 데뷔한 걸그룹 CLC의 손(sorn)은 태국 국적, 엘키는 중국 국적, 지난 2월 데뷔한 12인조 우주소녀는 멤버 3명이 중국인이다. 최근 SM에서 4년만에 선보인 보이그룹 NCT U의 멤버 텐도 외국인이다. 그간 외국인 멤버 등용에 인색했던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마저도 대세에 합류했다. 지난 8일 YG는 새 걸그룹의 두번째 멤버로 태국 출신의 리사를 공개했다. YG 최초의 외국인 멤버다. 지난 2월 데뷔한 12인조 우주소녀도 멤버 3명이 중국인으로 한중 합작 글로벌 그룹을 표방하고 있다.

사실 외국인 멤버 영입은 최근만의 현상이 아니다. 국내 가요계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가 외국인 아이돌 멤버를 처음 선보였다. 2005년 외국인 멤버 한경을 포함한 슈퍼주니어를 내놓은데 이어 2008년에는 중국인 조미와 헨리가 포함된 슈퍼주니어-M을 론칭했다. 이후 걸그룹 에프엑스를 만들어 중국인 빅토리아와 중국계 미국엔 멤버 엠버를 영입했다. 현재 가장 큰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보이그룹 엑소(EXO)도 크리스, 루한, 레이, 타오 등 중국인 4명을 보유하고 있다.

트와이스가 소속된 JYP엔터테인먼트도 외국인 멤버를 적극 등용한 대형기획사 중 하나다. 2PM의 멤버로 태국 국적의 닉쿤을, 이후 내놓은 걸그룹 미쓰에이(Miss A)에는 중국 국적인 지아와 페이를 낙점했다. 또 다른 아이돌 그룹 갓세븐에도 태국인 멤버 뱀뱀과 홍콩 출신 잭슨, 대만 출신 마크가 있다. 남성듀오로 데뷔한 테이스티는 멤버 대룡과 소룡 모두 중국에서 태어났다.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외에도 예능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차오루도 5년차 걸그룹 피에스타 소속이다. B.I.M.의 강남, 유니크의 조이쉔, 이문한, 왕이보, 크로스진의 캐스퍼, 타쿠야, 타이니지의 민트도 모두 외국 국적이다.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특히 중국 시장 등 해외 시장이 크다 보니까 아이돌의 해외 활동을 염두에 둘 수 밖에 없는데 그냥 일반 한국 친구들로만 구성해서 나가는 것보다 외국인 친구들이 포함돼 있으면 현지에서 반응을 더 쉽게 얻을 수 있다”며 “아무래도 자국민이 포함돼 있으면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그룹 전체의 한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돌 그룹이 해외로 진출하려면 중국어, 일본어 레슨을 받는데 외국인 멤버가 포함돼 있으면 한국인 멤버들이 언어도 더 쉽게 배울 수 있고 해외 활동에 있어서 언어장벽이 낮아지는 것도 크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멤버, 득일까 실일까= 실제로 이들 외국인 멤버는 한류에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입증해 내고 있다. 예능 등 국내 방송에서 활약하는 것은 물론 해외에서도 순행보를 보이고 있다.

피에스타 멤버 차오루는 최근 MBC ‘우리결혼했어요’ 등 예능에서 활약해 그룹 피에스타까지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갓세븐의 뱀뱀은 최근 방송된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 태국을 찾았다. 태국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현지 팬들의 모습이 비춰지면서 그 인기를 입증해냈다. 같은 태국 출신인 2PM의 멤버 닉쿤 역시 태국 영화 ‘세븐 썸씽’의 주인공에 발탁되는 등 현지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중국인 멤버를 영입해 한중 합작 글로벌 그룹을 표방한 우주소녀는 중국에서 열린 데뷔 쇼케이스에서 중국 매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외국인 멤버들의 색다른 매력이 한국 방송에서 빛을 발함은 물론 현지 팬들에게도 소구할 수 있어 다국적 팬들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외국인 멤버들의 어눌한 느낌이 좀 새롭고 오히려 매력이 되는 것 같다”며 “일반 한국인 친구들보다는 외모도 이국적이고 살아온 환경이 달라서 거기에서 오는 차이때문에 방송에서도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러가지 ‘득’ 때문에 기획사들은 해외 오디션부터 시작해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해외파 멤버 캐스팅에 발벗고 나섰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오는 외국인 참가자들도 대상이 된다. 기획사 관계자는 “외국인 멤버가 주는 여러가지 이점이 크다 보니 직접 해외로 나가서 현지에서 오디션을 보거나 캐스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지 쪽에 학원으로부터 연결을 받앗 하거나 국내 어학당 중심으로 캐스팅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직접 국내로 들어와 오디션을 보기위해 찾아오는 지망생들도 꽤 있다고 한다. “직접 찾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30%정도이고 여전히 소속사가 직접 나서서 찾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외국인 멤버로 웃고 운 대표적인 그룹은 트와이스다. 사나의 ‘샤샤샤’ 열풍에는 웃었지만 작년 불거진 이른바 ‘쯔위 사태’에는 울었다. 예쁜 외모로 국내외 팬들에게 사랑을 받던 쯔위는 대만 국기를 흔들었단 이유로 중국 팬들의 맹비난을 받았다. 특히 중국에서 인기가 대댠했기에 중국 팬들의 분노도 컸다. 이에 소속사 JYP가 나서 직접 사과를 하기도 했다.

외국인 멤버 때문에 곤혹을 치룬건 비단 트와이스만이 아니다. 외국인 멤버가 탈퇴하거나 소송에까지 휘말리기도 했다. 가장 발빠르게 외국인 멤버를 영입했지만 뒤통수를 맞은 것도 SM이었다. 12명으로 시작한 엑소(EXO)의 중국인 멤버 크리스, 루한, 타오 세명은 그룹을 탈퇴하고 소속사 SM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여전히 9명으로 활발한 활동 중이지만 지금도 소송은 진행중이다. 이외에도 미쓰에이, 슈퍼주니어 등에서 외국인 멤버만 계약기간 만료로 그룹을 나가는 외국인 멤버 이탈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속사들은 외국인 멤버 ‘관리’ 혹은 ‘단속’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에 따르면 “국적이 다양하다보니 특히 일본이나 중국같이 민감한 역사적 문제에 얽힐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외국인 친구들을 데뷔시키기 전에 역사 교육이나 여러가지 인터뷰에 대응하는 방식 등 레슨을 더 집중적으로 시킨다”고 말했다. 이탈을 막기위한 관리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인 멤버들보다 아무래도 더 신경을 더 많이 쓰는게 사실”이라며 “한국인 친구들은 가족이나 친구들을 맘만 먹으면 만날 수 있지만 외국인 친구들은 그게 아니기 때문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특히 더 관리해 주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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