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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자금 진원지 의혹 베일 싸인 日 롯데는 어떤 곳?
케미칼 거래대금 부풀리기 창구역할
상장사 전무…경영공시등 안해
총자산 44조원…한국 롯데의 절반
현 쓰쿠다사장은 신동빈회장 지지


롯데케미칼이 해외 원료 수입 과정에서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넣어 거래대금을 부풀리는 등 비자금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검찰이 ‘베일에 쌓인’ 일본 롯데까지 수사망를 확대할 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일본 롯데의 실체에 대해서는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90여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한국 롯데는 상장사가 그나마 8개 있지만 일본롯데는 아예 상장사가 없다. 한국은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일 경우 비상장사라도 공시 의무가 있는 반면 일본은 이런 규제가 없기 때문에 철저히 베일에 싸여 경영이 이뤄진 것이다.



일본 롯데의 실체는 금융감독원의 정보공개 요구와 지난해 발생한 ‘형제의 난’을 통해 드러나기 시작했다.

금감원은 지난 2013년 호텔롯데가 2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제출한 유가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최대 주주 현황 자료가 부실하자 일본 롯데에 대한 정보를 밝히라고 요구한 바 있다.

당시 호텔롯데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한ㆍ일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일본롯데홀딩스는 일본 내 38개의 계열사와 해외 16개의 계열사 등 총 5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유명 프로야구단인 지바 롯데 마린스도 일본 롯데의 계열사 중 하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본 롯데그룹의 총 자산 규모가 약 4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한국 롯데의 총 자산(약 83조원)의 절반 정도 수준에 해당한다,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ㆍ73ㆍ사진)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과 롯데 총수 일가와의 인연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신격호(94) 총괄회장의 와세다 대학 후배인 그는 신 총괄회장에 의해 전격 발탁됐지만 지금은 신동빈(61) 회장의 편에 서 있는 인물이다.

쓰쿠다 사장은 지난해 한ㆍ일 롯데 식품 계열사 대표회의에서 ‘원 롯데, 원 리더’라는 표현을 쓰면서 신 회장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롯데그룹이 일본 계열사를 비자금 창구로 활용했을 경우 쓰쿠다 사장의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검찰이 그동안 나왔던 의혹들의 단서를 찾아내더라도 실제 일본 롯데 수사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한ㆍ일 사법공조를 통해 일본 당국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수사가 허락될 지는 가늠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외국과의) 사법공조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양국의 사법공조가 이번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견해가 꾸준히 제기된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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