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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여성, 韓 펜팔친구 만나러 왔다가…뒤통수 당해
[헤럴드경제] 한류를 좋아하는 일본 여성이 펜팔 친구로 지냈던 남성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가 뒤통수를 맞는 날벼락을 당했다고 16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선 일본인 A 씨(24·여)는 한층 들떠 있었다.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좋아해 두 달에 한 번 꼴로 찾는 한국이지만 이번엔 달랐다. 두 달 전 한 인터넷 펜팔 사이트에서 알게 된 남성을 만나기로 했다. 서울 소재 대학을 나와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남성은 “여행 가이드가 돼주겠다”며 A 씨를 한국으로 초대했다. 티셔츠 등 선물까지 챙겨온 A 씨는 남성과 만나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눈을 뜬 A 씨는 당황했다. 전날 함께 묵었던 남성은 온데간데없고 30만 원과 8000엔(약 8만8800원)도 사라진 것이다. 지갑에는 2만 원만 남아있었다. 놀란 A 씨는 남성의 휴대전화로 연락해봤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 카카오톡 메시지도 보내봤지만 이미 탈퇴한 회원이라는 안내만 나왔다.

혼란스러워진 A 씨는 한국에 사는 지인에게 연락했다. 과거 한국에서 어학당을 다닐 때 만난 친구였다. 한달음에 달려온 지인은 자초지종을 듣곤 A 씨를 서초3파출소로 데려갔다. 남성에게는 “경찰에 신고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겨놓았다.

사정을 들은 경찰은 최대한 빨리 남성을 찾아낼 방법을 궁리했다.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A 씨가 출국하기 전에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성 상대 범죄인데다 피해자가 외국인이어서 자칫하면 한국의 이미지에 해를 입힐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찰과 A 씨 지인은 계속 남성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냈다.

시간이 지나자 남성에게 답이 왔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사람이 어찌 남의 돈에 손을 대겠느냐”는 항변이었다. 이에 경찰과 A 씨 지인은 “도둑이 아니라면 얼굴 보고 떳떳하게 얘기하자.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에 얼굴 한 번은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남성을 불러냈다.

이에 남성은 13일 오후 3시경 약속 장소인 서초구의 한 커피숍에 모습을 드러냈다. 30여 분간 대화는 이어졌다. 남성은 결국 자신의 범행을 털어놨고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잠복 중이던 경찰은 그를 검거했다.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실제로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이던 안모 씨(28). 그러나 A 씨에게 알려준 이름과 나이, 출신 학교 등은 모두 거짓이었다. 안 씨는 “도둑질을 해도 일본인이라 본국으로 돌아가면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2만 원은 공항버스 비용으로 남겨둔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안 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다음날 오후 A 씨는 출국 길에 파출소를 찾았다. 일본 과자를 양손에 한가득 든 채였다. A 씨는 “범인을 잡지 못한 채 일본으로 돌아갔다면 한국에 대해 가졌던 좋은 인상이 다 날아갈 뻔 했다”며 “불안해하던 나를 친 언니오빠처럼 편하게 다독여줘서 더 고맙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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