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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CT 문제 유출 후폭풍 ①] [르포] 수험생 대란…“9월 시험도 못보면 어떡해” 발동동
-ACT 문제 유출…6월 시험 취소되면서 혼란에 빠진 ACT 시장

-앞으로 어떻게 할지 몰라…학생ㆍ학부모ㆍ학원 모두 ‘우왕좌왕’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시험이 (문제 유출 사건으로) 취소될 줄 꿈엔들 알았겠어요? 그냥 한국에 돌아오지 말 걸 그랬어요.”

싱가포르에서 유학 중인 국제학교 11학년 김모(18) 군은 이같이 말했다. 김 군은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부모님과 함께 지난 5월말에 한국에 들어왔다.

김 군은 이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모 유학준비 어학원에서 매일 4시간씩 미국대학입학시험인 ACT(American College Testing) 수업을 들었다. 토요일도 수업을 들었다. 매일같이 문제풀이를 반복했다.

그러나 김군은 지난 11일로 예정된 ACT 시험장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이 일면서 시험 주관사가 한국과 홍콩의 ACT시험을 전격 취소했기 때문이다. 황당했다. 


문제 유출로 ACT 6월 시험이 전격 취소되자 수시 전형 등을 진행하기 힘들어진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김 군은 “9월 시험은 싱가포르에 돌아가서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또 (같은 사태가 터져) 취소될 지도 모르잖아요. 한국에선 시험 접수하면 안될 것 같아요”라고 했다.

문제 유출 의혹으로 ACT 시험이 전격 취소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당혹을 넘어서 패닉에 빠진 수험생도 적지 않다.

일부 수험생은 당장 하반기에 예정된 미국 대학교 수시 전형에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버렸다. 외국인 특례 전형 등으로 국내 대학교에 원서를 쓸 점수를 마련하지 못한 경우들도 있다. 


문제 유출로 ACT 6월 시험이 전격 취소되자 수시 전형 등을 진행하기 힘들어진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학원가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는 상담이 쇄도하고 있다. 국내 모 외국인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 최모(46ㆍ여) 씨는 유학 컨설팅 업체를 찾았다. 최 씨는 “이번 시험을 일단 봐야 애가 무슨 과목이 약하고 무슨 과목이 강한지 알 것 아니냐”며 “외국학교로 보낼지, 아니면 한국 대학교 다른 수시 전형을 준비할지 결정하려 했는데 지금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아서 상담 받으러 왔다”고 했다. 역시 학부모인 김정화(45) 씨는 “아이가 원해서 어려운 살림인데도 외국 대학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는데, 시험 조차 보지 못해 난감하다”고 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만큼이나 한국에서 외국 유학을 준비를 돕는 업체들도 시름이 깊어졌다.

미국 대학 진학 컨설팅 전문업체 대표 이모(50) 씨는 “이번 ACT 시험 문제 유출의 가장 큰 문제는 한국에 대한 신인도가 확 떨어져 버렸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씨는 이어 “과거 있었던 SAT 문제 유출 사태 때는 아예 다음 시험을 없애 버리는 등 제재를 가했다”며 “이번 ACT도 지금 다음 시험으로 연기하는 식의 조치가 아닌 시험비를 전액 환급해 준 만큼 다음 시험이 또 취소될 가능성도 높아 보여 일본이나 호주 같은 곳으로 가서 시험을 준비하라고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유학원 관계자는 “SAT(Scholastic Aptitude Test)도 과거 문제 유출 논란으로 미국 현지 대학 입시를 진행할 때 한국에서 시험 본 SAT 점수는 평이 안좋다”며 “거기에 이번에 ‘뉴SAT’로 바뀌는 만큼 새로운 스타일에 학생들이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솔직하게 말해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상담하러 오면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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