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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세는 VR ①] 기술이 대중문화를 바꾼다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문자와 동영상의 시대가 끝나고 새롭게 가상현실(VR)의 시대가 시작될 겁니다. 가상현실은 차세대 플랫폼입니다.” (페이스북 공동 창립자이자 CEO 마크 주커버그)

최근 업계를 중심으로 VR은 영화 속 상상력의 영역이 아닌 ‘차세대 먹거리’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해외 기업은 물론 삼성전자와 LG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도 앞다투어 VR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단돈 10만원 대의 전용 VR헤드셋까지 출시되면서 VR의 대중화의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디지캐피털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세계 VR시장은 300억달러 규모(34조2000억원)로 2016년에 비해 약 8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 시장의 점유율이 30%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시장조사업체들의 전망도 속속 이어지고 있어 안방 시장을 바탕으로 한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중문화계도 VR에 적극 반응하고 있다. 방송은 물론이고 영화과 가요계에서도 VR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콘텐츠가 발동을 걸고 있다.
[사진1= 마크저커버그]



▶ 방송, 가요, 영화 종횡무진 VR=트렌드에 민감한 가요, 방송은 물론 거대 제작비로 첨단 기술이 앞서 도입되는 영화까지 VR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아리랑 TV가 최양희 미래부 장관 대담 방송을 VR 카메라로 촬영한 것부터 지난 4월 총선 개표방송에서도 방송 3사 모두 VR을 구현했다. 개표 방송 스튜디오와 개표 현장을 이용자가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 VR 영상을 제작, 배포했다. 지난해에는 MBC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가 ‘빛나거나 미치거나 VR’이라는 VR 드라마를 공개했다. 이외에도 야구와 같은 스포츠는 물론 방송 CF 광고와 홈쇼핑에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인터넷 안의 방송 ‘아프리카 TV’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4월 생방송 중 VR 영상을 보여주는 ‘위드 브이알(With VR)’서비스를 시작했다.

가요계에선 K-팝 스타들의 뮤직비디오와 콘서트 현장이 VR로 제작되는가 하면 KT뮤직의 음원사이트 ‘지니’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음악전문 VR서비스를 출시했다. 홀로그램으로 케이팝(K-POP) 스타를 만나보는 홀로그램 전용관 등 새로운 기술이 꽤 오래 전 도입됐지만 VR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수들의 쇼케이스 현장이나 콘서트에 가지 않아도 그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준다. 뿐만 아니라 2D로 카메라가 보여주는 시선에만 머물렀다면 이제는 공연장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며 원하는 각도에서 원하는 부분을 볼 수 있어 또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귀로 듣는 음악이 아니라 몸 전체의 감각으로 즐기는 음악 콘텐츠의 탄생이다.


[사진2= 아프리카tv 제공]

지난달 영화계의 큰 행사에서도 스크린 밖 화두는 VR 영화였다. 15개가 넘는 기업들이 이번 영화제 기간 동안 가상현실로 만들어진 영화와 장비 등을 선보였다. VR영화를 위한 공간을 따로 만들어 VR 영화 30여 편이 소개되기도 했다. 최근 에티하드항공은 니콜키드먼이 출연하는 가상 현실 영화 ‘리 이매진(Reimagine)’을 제작해 에어버스를 타고 여행하는 느낌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게 했다.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거대 영화사들이 VR 영화 제작을 시도하고 있어 VR 전용 영화관의 대중화까지 꾀하고 있다.

경규형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인간공학 전공 교수는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있어 몰입감이 굉장히 중요해졌다”며 “VR은 기존 문화 콘텐츠에 몰입감을 높여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중문화는 대리 경험, 즉 간접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는데 VR을 통해 실제감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진3= 지니 제공]

▶ 대중문화, 왜 VR인가? ‘개인적 경험 극대화’= 대중문화가 VR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세분화된 대중의 취향에 발맞춰 1인 맞춤형 콘텐츠를 선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VR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이상협 KT뮤직 시너지 사업 본부장은 “최근 대중들의 니즈가 저마다 다르고 취향이 세분화 돼 자신이 보고 싶은 콘텐츠만 보려고 하는 속성이 강해졌다”며 “대중문화에서 VR 콘텐츠는 360도로 촬영돼 제공되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에 맞게 멀티 앵글로 골라 볼 수 있어 극히 개인적이고 세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사진4= 오큘러스 제공]
[사진5=GS샵 제공]


3D와도 분명 다르다. 이 본부장은 “3D TV는 홈 디바이스로 여럿이 함께 보지만 VR 콘텐츠는 개인화된 미디어란 측면에서 다르다”며 “VR과 같은 4D는 철저히 개인(Personal) 디바이스로 나 혼자 향유하고 싶은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즉 한가지 VR 콘텐츠로 각 개인이 할 수 있는 경험은 저마다 다른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VR은 세분화된 대중들의 취향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게 됐다.

3D는 사양길을 걷고 있지만 VR이 급부상한 이유도 ‘개인’에 있었다. 이 본부장은 “만약 3D 기술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기반으로 발전했다면 지금처럼 사양길로 접어들진 앟았을 것”이라며 “현재 VR 콘텐츠는 누구나 소유하고 있고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성능 좋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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