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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로 본 극단주의]美 지하디스트 5년내 2배 급증…증오ㆍ모방 범죄 급증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될 ‘올랜도 참사’는 극단으로 치닫는 미국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와 증오ㆍ혐오 범죄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극단주의는 모방범죄를 낳으며 악순환에 악순환을 불러오고 있다. 단순히 이슬람 극단주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테러의 온상된 지하디스트, 2배 급증=미국 시라큐스 맥스웰 행정학과 대학교와 범죄 통계 싱크탱크인 ‘뉴아메리카’(New America) 재단이 최근 공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9~2015년 사이 미국 내 지하디스트 테러리스트는 31명에 달했다. 이는 과거 2002~2008년 사이 적발된 지하디스트 테러리스트(14명) 보다 2배 많은 수치다.

반면, 지하디스트가 아닌 일반 급진주의자 테러리스트는 2002~2008년 사이 평균 13명, 2009~2015년 사이 평균 11명에 그쳤다. 최근 들어 지하디스트가 각종 테러를 부추기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미국 내 가장 많은 지하디스트 테러리스트가 적발된 2009년(45명)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를 시작한 해로, IS(이슬람국가)의 정신적 지주이자 IS의 전신인 무자히딘슈라위원회의 알그바디가 알카에다 이라크 지도부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해이기도 하다.

이처럼 자생적 테러리스트가 늘고 있는 것은 IS의 전술변화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IS는 최근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테러 행위를 숭고한 것으로 평가하며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IS의 대변인 격인 아부 모하마드 알아드나니는 지난달 인터넷을 통해 “모든 (서방에 대한) 공격이 소중하다”며 “이곳(이라크ㆍ시리아)에서 우리가 벌이는 성전보다 그들의 땅 한가운데서 벌이는 작은 성전이 더 가치있다”고 선동하기도 했다.

2002~2015년 미국 내 적발되거나 범행 중 사망한 테러리스트의 유형과 수 [그래픽=문재연 기자]

혐오ㆍ증오범죄…그리고 모방범죄=미국 사회의 IS에 대한 공포심과 불안감은 획일화된 전체주의적 사고를 낳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이같은 전체주의적 사고가 최근 잇따르고 있는 미국 내 혐오ㆍ증오범죄의 원인이되고 있다.

2014년 FBI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동성애자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는 1017건 발생해 전체 증오범죄의 18.6%를 차지했다. 유색인종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는 47%를 차지했다. 미국 대중종교연구소(Public Religion Research Institute)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민의 14%가 에이즈는 신이 동성애자들에게 가한 처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다수는 무슬림이 아니었다.

비단 극단적인 종교와 테러단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버드 대학의 공중보건학 연구와 노스이스턴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11~2014년 공공지역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살상이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전체 살인사건 발생률과 총기 폭력사건은 지난 20년간 줄었지만, 대규모 난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전염병처럼 모방범죄가 들끓었다는 것이다.

미 비영리 언론 ‘마더 존스’가 집계한 총기난사 희생자 추이에 따르면 올해 총기 난사로 인한 사망자 규모는 근 30년 동안 두 번째로 높다. 연도별로 피해규모는 들쑥날쑥하지만 전체적인 추세로 따졌을 때 1986년 이후 5년 단위로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30년 사이 총기난사로 인한 사망자는 3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2년 미국 콜로라도 주의 오로라시 극장에서 영화 ‘다크 나이트 시리즈’의 종결판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보던 한 남성이 관객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12명이 사망자와 58명의 부상자를 낸 이 사건은 영화를 보고 모방 범죄를 저질렀다. 지난해 샌버나디노 사건이 발생한 후 뉴저지의 초등학교에서는 5학년 5명이 한 고등학교 행사장을 노리고 폭발공격을 계획하다가 적발되는 일이 있었다. 

2014년 미국 내 증오범죄 유형 [그래픽=문재연 기자]

급진주의 통로가 된 인터넷=게이핑키핑 없는 인터넷과 언론은 이같은 극단주의의 또 다른 통로가 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콜롬비아 EAFIT 대학의 마이클 지터 교수와 독일 노동시장연구소가 지난 1970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보도된 테러 공격에 관한 기사 6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테러 관련 보도가 많아질수록 그 직후 또 다른 테러 사건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결론을 냈다.

연구 결과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에 관해 NYT가 기사 한 건을 추가로 쓰면 같은 나라에서 뒤따라 발생한 유사 범죄의 수는 11~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인터넷이 발전한 지난 15년 사이 테러 사건은 6배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테러리즘 데이터베이스(GTD)에 따르면 테러 범죄는 1998년 1395건에서 2012년 8441건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테러 공격에 따른 사망자 수도 3387명에서 1만 5396명으로 늘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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