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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저금리 쇼크②]예금금리 줄줄이 내리면서 대출금리는 왜?
한은, 경기부양 위해 기준금리 전격 인하
은행들, 나흘만에 수신금리 잇달아 내려
대출금리 인하엔 시일 소요…인하폭도 찔끔
경기부양 효과 ‘글쎄’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한국은행이 지난 9일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시중은행들이 나흘만에 발빠르게 수신금리 인하에 나섰다.

하지만 수신금리와 달리 대출금리는 즉각 인하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수신금리는 즉각 반응하는데 비해 대출금리 적용까지는 왜 시간이 걸리는 걸까.

헤럴드경제DB

한 은행 관계자는 “수신 금리는 각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정하지만, 대출 금리는 코픽스(COFIX·은행자금조달비용지수) 등에 연동이 된다”면서 “기준 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리며 이는 기준 금리를 높일 때에도 똑같다”고 설명했다.

기준 금리 인하에 따른 코픽스 금리 인하 효과는 약 1~2개월의 소요가 예상된다. 다만 정책금융 상품인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은 16일부터 금리를 0.2%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현금서비스 등 신용대출이 많은 카드사 대출금리도 인하여부는 깜깜무소식이다. 회사채를 발행해 대출자금을 마련하는만큼 절차 등의 시간이 소요돼 즉각 대출금리를 내리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미 발행한 회사채의 비용을 고려해 대출금리 등 가격을 결정해야 하는 만큼 당장 대출금리를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DB사진

대출금리 인하폭이 수신금리 인하폭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소비자로선 은행으로부터 받는 이자는 ’왕창‘ 줄었는데 정작 은행에 내야 할 이자부담은 ’찔끔’ 줄어 저금리 혜택을 거의 보지 못하는 셈이다.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동결된 지난 1년 동안에도 여러 차례 예ㆍ적금 금리 인하를 단행해 왔다. 신한은행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췄던 지난해 6월 일부 정기예금, 정기적금의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내렸다. 올해 3월에도 신한 새희망적금과 재형저축의 금리를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작년 6월 주요 적립식예금 금리를 낮춘데 이어 올해 3월과 4월에도 잇따라 일부 수신상품의 금리를 인하했다.

국민은행은 작년 6월 일반 정기예금을 비롯해 여러 상품의 이자율을 내렸고, 올해 2월에도 대부분의 예·적금 금리를 낮췄다. 하나은행은 작년 6~8월 석 달간 일부 수신상품의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2월에도 일반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을 포함한 다수의 수신상품 금리를 내렸다.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낮아진 것과 달리 대출 금리는 큰 변동이 없는 모습이다. 특히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낮아지자 가산금리를 올려 수익을 보전했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분활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기준 국민은행의 경우 기준금리가 작년 6월 1.86%에서 올해 5월 1.69%로 0.17% 낮아졌지만, 가산금리는 이 기간 1.12%에서 1.26%로 0.14%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 역시 기준금리가 1.98%에서 1.72%로 떨어어진 반면, 가산금리는 1.07%에서 1.27%로 올랐다. 농협은행은 기준금리가 작년 6월 2.04%에서 올해 5월 1.73%로 0.31%포인트 낮아졌는데, 가산금리는 1.01%에서 1.38%로 0.37%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도 가산금리가 각각 0.24%포인트, 0.02%포인트 늘었다.

은행들은 수신금리 인하수준만큼 대출금리도 똑같은 수준으로 인하하기란 어렵다고 토로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금리는 고시 체계여서 기준금리 하락을 바로 반영할 수 있지만 대출금리는 약정에 따라 변동 주기가 달라 바로 금리 하락을 반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그동안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시 관행적으로 수신금리는 즉각 반영하지만 대출금리는 그렇지 않았다”며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은행들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만큼 대출금리를 신속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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