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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 원전 온배수로 키운 어패류, 지역어민의 희망으로 돌아오길 - 김종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
바다의 날(5월31일)을 계기로 연안에 수산종묘를 방류한다는 기사를 최근 몇 차례 접하게 되었다. 그간 40여년 넘게 배우고 종사한 곳이 수산자원 분야이다 보니 무의식중에 이같은 기사에 시선이 가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중 특히 ‘발전소 온배수로 키운 어패류 종묘 방류’라는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발전소는 바닷물을 끌어왔다 설비의 열을 식힌 뒤 다시 바다로 내보내는데, 이때 내보내는 바닷물의 온도가 약간 높아진 상태라 온배수라고 한다. 온배수를 수산업에 활용한다는 아이디어가 흥미로웠고, 또한 전기를 만드는 발전회사가 수산자원 조성사업을 오래 전부터 꾸준히 실천해 오고 있는 점이 뜻밖이었으며 한편으로 바다를 가꾸는데 한 몫하고 있는 그들이 고맙기도 하였다.

온배수가 해양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학자에 따라서 견해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어쨌든 온배수의 이로운 점은 취하고 해로운 점은 방향전환이나 다른 기술과 융합을 통해서라도 자연과 인간에게 모두 유용하게 활용하면 되는 것이다.

온배수를 이용한 수산양식은 이미 1970년대 일본에서 시작하였으며 미국과 프랑스에서도 수산업 및 농업에 적극 활용해 왔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삼천포 및 보령화력을 중심으로 소규모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한빛원자력발전소는 1995년부터 연간 성어 17t을 생산할 수 있는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월성원자력발전소는 1998년부터 연간 30만마리의 종묘배양과 약 6t의 성어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50년동안 인류가 직면할 10가지 문제 중에 식량이 3번째로 지목될 만큼 앞으로 식량부족이 큰 위기라고 한다(2003, Energy & People MIT Forum).

그리고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Managing in the Next Society, 2002)는 21세기를 대표할 산업으로 수산양식을 선정하였으며, 수산양식은 자연생태계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식량문제 해결도 가능하다고 하였다.

우리나라 수산물 총 어획량은 2000년에 약 250만t에서 2010년에 311만t으로 증가하였다. 이 중에 연근해 잡는 어획량은 55000t 줄어든 반면 기르는 양식어획량은 약 70만t 늘어난 것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어패류 방류사업을 20년째 계속해 오고 있다고 한다. 그간 어류 840여만마리, 전복 1700여만마리, 패류 380t 등 총 금액 가치로는 126억5000만원 정도에 해당된다. 물론 바다 전체로 보면 크지 않은 방류량과 투자금액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수산자원관리 정책에 부응하여 자발적으로 장기간 꾸준하게 방류사업을 추진하여 수산자원조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발전회사가 주변 해역의 생태계 보전을 위해 수산자원조성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아울러 방류한 종묘가 어느 정도 자원조성에 기여하는지를 평가하고 지역별로 어떤 종이 적합한지에 대한 실증연구도 수행하여 체계적인 방류사업을 진행한다고 하니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논밭에 정성스럽게 종묘를 심어 풍요로운 들판이 되는 것처럼 어패류의 새끼 방류는 지역민들의 희망이 되어 되돌아올 것이다.

나아가 버려지는 폐열을 이용하여 물고기를 기르고, 주변 바다의 자원도 조성해가는 한 기업의 이러한 노력이 하나의 밀알이 되고, 이러한 노력에 바다를 이용하는 국가와 기업, 어업인들의 관심이 더해진다면 머지않은 날 우리는 다시 생명이 넘치는 바다를 보게 될 수 있지 않을까?

- 김종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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