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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덩치만 크다고?…‘똑똑한 트럭’이 달려온다
10m앞 장애물 인식 알아서 제동
코너구간 차체제어 전복사고 44% ‘뚝’
공기저항 줄여 연비도 30% 향상
만·현대·볼보 등 새 패러다임 제시



자동차가 날로 똑똑해지며 ‘트럭’으로 불리는 대형 상용차들에도 최신 기술들이 속속 이식되고 있다.

고급 승용차에나 들어갈 법한 각종 신기술들이 트럭에도 적용돼 장거리 운전이 잦은 트럭 운전자들의 안전운전은 물론 연비 등 차량운행의 효율성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대형 트럭들의 안전사양이다. 대형트럭 사고가 일반 차량 사고에 비해 그 피해가 크고 심각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난 2013년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트럭 사고의 경우 트럭 운전자의 사망률은 17%였던 것에 반해 다른 차량 탑승자의 사망률은 71%로 4배가 넘었다.

대형 트럭 운전자 자신은 물론 상대 차량의 운전자에게 더 심대한 피해를 주는 트럭 사고를 막는다는 점에서 안전사양들은 그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글로벌 상용차 생산업체인 만(MAN)트럭의 한국법인인 만트럭버스코리아(주)는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이미 개발을 마치고 차량에 적용했거나 적용을 앞두고 있는 4개의 안전사양들을 소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미디어 관계자들과 자사 딜러, 고객 등 200여명을 초청한 이날 행사에서 만 트럭 측은 시승을 통해 안전 사양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은 전방 돌발상황 때 자동으로 차량이 멈추는 긴급제동시스템(EBA)였다. 직접 탑승한 컨테이너 트럭은 시속 50km로 달리던 중 전방의 장애물을 인식했다. 10m를 앞두고 1단계로 경보음이 울리더니 연이어 엔진브레이크가 작동해 감속에 들어가더니 약 2m를 앞두고는 스스로 멈췄다. 전문 드라이빙 인스트럭터는 어떤 브레이크 조작도 하지 않았다. 차량에 장착된 레이더와 센서가 장애물을 인식해 제동에 들어간 것. 졸음운전으로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이어 선보인 차선이탈방지시스템(LGS)은 차량이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차선을 이탈할 경우 해당 방향에서 경고음이 울리며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기능을 했다. 정속주행시스템(ACC)는 승용차량에서 보편화된 크루즈 주행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돼 정속주행 중에도 앞 차량과의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도록 알아서 속도를 제어했다.

또 코너구간에서 차체를 제어는 차선 안정성 제어 및 전복방지 시스템(ESP)은 차량 단독 전복사고를 44%까지 감소시켰다고 만트럭 측은 설명했다.

막스 버거(Max Burger)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은 “만트럭은 국내 시장에서 앞선 품질과 연비를 통해 낮은 총 소유비용(TCO)를 제공해 왔다”며 “여기에 차량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사양의 추가로 고객들은 기존의 TCO를 한 단계 더 절감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형 트럭을 위해 개발된 첨단기술이 승용차에 적용되거나 승용차 기술을 발전시켜 트럭에 적용한 케이스도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형제 브랜드인 다임러 트럭은 2006년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ABA)를 개발했다. 더 많은 제동거리가 트럭 운전자를 위해 개발한 이 기술은 안전성을 인정받아 많은 승용차에 응용되기도 했다.

또 졸음 운전이나 운전자의 차선 이탈을 막기위해 개발된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 역시 상용차에서 승용차로 확대 적용된 기술 중 하나다.

현대자동차의 대형 트럭인 ‘엑시언트’에 적용된 어댑티브 헤드 램프(AFLS)는 주행 시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 차량 속도, 차량 기울기 등을 인식해 전방의 조명을 조절한다. 또, 서라운드뷰모니터링(SVM)은 차량의 후방 사각지대가 넓은 트럭의 특성상 승용차에비해 넓은 양측면과 후면 카메라 영상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했다.

트럭의 진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볼보트럭은 지난해 기존 트럭 연비에 비해 30% 향상된 컨셉트럭을 선보였다. 컨셉 트럭에는 양측면 사이드미러를 없애는 대신 차량 내부에 카메라를 설치해 공기저항을 감소시켰다. 또 공기역학 디자인 적용을 통해 공기저항을 40% 가량 줄였다.

볼보트럭이 올 초부터 옵션으로 추가한 ‘I-쉬프트 듀얼클러치’는 두 개의 기어박스를 연결해 동력전달을 중단시키지 않으면서 매끄러운 기어 변속을 구현했다. 회사 관계자는 “굽은길, 신호등이 많은 도심이나 기어변속 잦은 도로를 운행할 때 변속으로 인한 동력손실을 최소화해 연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듀얼클러치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볼보트럭은 수년내 선보일 ’지능형 트럭‘의 청사진도 공개했다. 운행하고 있는 모든 트럭들을 원격으로 연결해 차량 자체 실시간 점검은 물론 보수.정비 시점 등을 통신망을 통해 전달하게 된다. 지능형 트럭은 향후 운전자의 컨디션을 모니터링해 졸음 등을 경고하거나 즉각적인 자율주행모드로 전환되도록 진화할 계획이다.

대형 트럭들의 스마트카 변신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는 트럭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본 맥킨지 보고서처럼 상용차의 신기술 개발 속도는 승용차에 못지 않다”며 “다만 국가마다 다른 규제와 법령, 차선.표지판 등의 데이터베이스화가 선결돼야 자율주행 기반이 갖춰질 것”이라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유재훈 기자/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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