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을 더 이상 ‘유산’으로 부르지 않기로 해 주목된다.

과거 일본군의 치부를 담은 난징(南京)대학살 자료에 이어 군위안부 자료가 등재 신청되자 자국민을 상대로 세계기록유산의 위상 깎아내리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최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의 일본어 명칭을 ‘세계기억유산’에서 ‘세계의 기억’으로 바꿔 사용하기 시작했다.

일본, 난징대학살ㆍ군위안부 등 세계기록유산 ‘위상깎기’

‘세계의 기억’이라는 명칭은 세계기록유산의 정식 영어 표기인 ‘Memory of the World’를 직역한 것이자, ‘유산’의 영어 단어인 ‘Heritage’가 들어가는 세계문화유산(World Cultural Heritage) 및 세계무형유산(Masterpieces of the Oral and Intangible Heritage of Humanity)과 구분하려는 조치라고 요미우리는 소개했다.

그러나 기존에 쓰던 세계기록유산의 일본어 명칭을 바꾼 것은 다분히 군 위안부, 난징대학살 등의 사안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작년 난징대학살 자료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며 반발했으며 기록유산 등재 때 당사국의 의견을 듣도록 하는 방향으로 제도 변경을 요구해왔다.

세계기록유산은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문서 등의 보존 및 활용을 목적으로 1992년 유네스코가 창설했다. 일본 정부는 2010년 일본 유네스코 국내 위원회 소위에서 ‘유네스코 기억유산’이라는 일본어 명칭을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