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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체장들이 사활 건 지방국제공항…글로컬(Glocal) 열풍 잇기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지가 서울과 제주 중심에서 벗어나 전국으로 분산되는 ‘글로컬(Glocal)’ 관광트렌드가 국내에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 공항의 성적표를 올리는데 각 광역단체장들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자체들은 단체장을 앞세워 해외 설명회와 노선개설 협상에 나서는가 하면, 인천과 김포에 집중된 국제항공노선을 지방으로 분산, 증편하거나, 입국과 출국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동선을 조정하고 관련 인프라를 확충해 줄 것을 항공사와 중앙정부에 읍소하는 등 사활을 걸었다. 특히 영남권 신공항 유치전을 비롯해 지방공항의 활성화를 향후 단체장직 거취 문제와 연계시켜 주목된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각 지방공항별 항공수송 실적은 김해가 17.4%, 대구 19.6%, 제주가 19.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군소공항은 상승세를 기록하지 못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여전했다.

▶한때 초고속 성장을 하던 양양공항이 국제선 노선 급감 이후 인구가 적은 지역적 특성을 활용해 50인승 항공노선을 개설했지만, 대세를 역전시키는데는 역부족이다. 지방공항의 공공성을 감안해 중앙정부와 공항공사의 군소공항 지원이 확대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군소 지방공항의 경우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였다. 2014년의 경우 유커 이용이 94%나 늘어났던 무안공항은 지난해 호남 KTX 연장개통 등으로 이용객이 급감해 두자릿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중국 부정기 노선 9개를 운영하다 지난해 정기노선으로 전환하면서 노선수가 대폭 줄어든 양양공항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최문순 지사는 현재 러시아, 중국과의 정기노선 증설을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인구가 적은 지역임을 감안해 50인승 항공편을 신설하는 등 안간힘을 쏟지만 대세를 움직이지는 못하고 있다.

무안, 양양 공항은 2013~2014년 활황기에 목포, 보성, 여수, 속초, 강릉, 양양 등 지방 관광자원을 해외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지만, 무안은 다른 교통인프라의 확충 때문에, 양양은 인바운드만 받고 아웃바운드는 다른 공항에 내주는 바람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7개 지방 국제공항 중 김포, 제주, 김해 3곳을 제외한 4곳 지방공항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 저가항공 및 전세기 취항 등에 힘입은 대구, 청주공항은 상승세를 보이며 적자폭을 한 자릿수로 줄였다.

지방공항 시설확충을 위해 2019년까지 총 9200억여원을 투입해 리모델링을 벌이지만 이마저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노출되고 있다. 김포공항은 3000억원 가량을, 김해공항은 1334억원, 제주공항은 2800억원을 투자하지만, 다른 군소 지방공항의 리모델링 투자는 미미하다.

각 단체장들이 지방관광 자원의 세계화 바람속에 지방공항 활성화를 위해 진력하고, 영남 신공항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일부 지자체장이 “단체장직을 걸겠다”고 공언하고 나서는 등 지방공항 문제는 재임 성적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한 지방공항 관계자는 “단체장이 안팎으로 공항활성화를 위해 뛰고 있지만, 지방을 여행하는 구조가 해외에서 현지로 곧바로 가지 않고 서울을 거치도록 하는 ‘서울 집중화’가 너무 심해 어렵게 노선을 개척하고 프로모션에 성공해도 관광정책이나 여행상품의 변화, 다른 교통수단의 확충 등으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이용객 급감 사태를 맞을 수 밖에 없다”면서 “국제공항의 공공적 성격을 감안해 지방의 군소 국제공항에 대한 중앙정부와 공항공사의 지원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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