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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의역 김군' 발인 전야 마지막 추모…"잊지 않겠습니다"
[헤럴드경제]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숨진 용역업체 직원 김모(19)씨의 발인 전날인 8일 밤 시민들이 마지막 추모시간을 가졌다.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과 청년전태일, 서울청년네트워크 등 청년단체 회원 약 120명은 이날 오후 7시께 김씨가 숨진 구의역 9-4 승강장 앞에서 일곱 번째이자 마지막 추모 행진을 시작했다.

9-4 승강장 주변을 채우고 넘쳐서 8-3부터 10-2 승강장까지 번진 추모 포스트잇(접착식 메모지)은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이제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등의 글귀로 고인의 넋을 달랬다.

구의역을 메운 추모 포스트잇과 고인을 위한 선물들은 서울시가 마련한 공간으로 옮겨진다.

행진 참가자들은 국화꽃 한 송이와 촛불 한 개, 저마다 추모 글을 적은 종이를 들고 고인과 유족이 있는 건국대병원 장례식장까지 40분 동안 조용히 걸었다.

장례식장 앞에서 추모문화제가 시작되자 건대입구역 번화가를 지나는 시민들도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관심을 보이거나 추모에 함께했다. 참가 인원은 약 300명으로늘어났다.

서울시와 김씨 유족 사이에서 합의를 끌어내고 진상규명위원회에 합류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는 시민들을 맞으며 “어머님께서 함께하려하셨는데 몸이 굉장히 약해져 불참하셨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부모님은 그 힘든 와중에도 ‘언론에 인터뷰한 아들 동료들이 불이익 받으면 어떡하느냐’며 주변 걱정을 하고 계신다”며 “장례를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르는 것에 대한 양해와 그간의 감사를 전해달라고 하셨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서울 모든 지하철의 안전 문제를 철저히 조사해서 이런 일 재발하지 않도록 시민대책위원회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서 김씨의 고등학교 친구가 추모 편지를 낭독하며 “친구야, 웃는 너의 모습이 생각나고 그립다. 이제 푹 쉬어라. 사랑한다”고 고인의 안녕을 빌었다.

특성화고교에 재학 중인 2학년 윤모(17)군은 “이번 일을 계기로 고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통받거나 차별을 당하는 일 없는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울먹이며 발언했다.

시 낭송, 추모 공연 등이 이어진 추모제는 참가자들이 함께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외치며 마무리됐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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