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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PO 최대어 맞나…호텔롯데 투자 위험 ‘산 넘어 산’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수사를 피하지 못한 호텔롯데가 결국 공모일정을 조정하며 공모가를 낮췄다. 당초 ‘상반기 IPO(기업공개) 최대어’, ‘올해 IPO 최대어’ 등의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위상에 비하면 시작부터가 어그러진 셈이다. 입점 로비 의혹으로 인해 추가된 투자 위험만 해도 ‘산 넘어 산’이다.

호텔롯데가 지난 7일 금융위원회에 정정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여행업 의존도, 면세점 의존도에 대한 기본적인 사업 위험 내용 외에 검찰 수사와 면세점 신규 진출에 대한 내용 등이 투자 위험으로 언급되고 있다.

투자 위험 항목에는 최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방위사업수사부가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내용을 직접 언급했다.

또 ‘당사의 전ㆍ현직 임직원이나 관련 협력업체의 부정으로 인해 사업운영의 투명성 및 공정성 이슈가 제기될 수 있으며, 이는 곧 당사의 명성 및 평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도 들어 갔다.



월드타워점 폐점도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지난해 연매출 6000억원을 올렸던 면세점 월드타워점은 면허 갱신을 못하면서 오는 30일 문을 완전히 닫게 된다.

관세청이 서울 시내 면세점을 추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부활을 꿈꾸고 있지만 다시 면허를 딴다 해도 올 연말에나 가능하다. 최소 반년은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

호텔롯데는 ‘인천공항 제3기 사업장 임차료, 신규사업자 진입으로 인한 경쟁 심화, 월드타워점 폐점 등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내용과 함께 ‘2016년 6월 말 이후 월드타워점이 폐점할 경우 소공점과 인천공항점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호텔롯데는 당초 예정보다 보름 정도 늦춰 다음달 중순께 상장할 계획이다. 오는 15일부터 16일에 수요예측을 하고, 21일부터 22일 사이에 청약을 거쳐 오는 29일께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는데, 당장 해외 IR(기업설명회)부터 늦춰졌다. 입점 로비 의혹 수사가 맞물린 이상 기존 일정을 고집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다음달 6일부터 7일 사이에 수요예측, 다음달 12일부터 13일까지 청약을 하기로 일정을 조정했다.

그 과정에서 공모가도 낮아졌다. 당초 주당 9만7000~12만원으로 공모 예정금액이 총 4조6419억~5조7426억원에 달했으나, 공모 예정가를 주당 8만5000~11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공모 예정금액은 4조677억~5조2641억원으로 당초 목표보다 5000억~5700억원이 낮아졌다.

호텔롯데가 상장을 예고하면서부터 ‘IPO 최대어’로 꼽혔던 것을 감안하면 내ㆍ외부 악재로 인해 위축된 상황이 아쉽기만 하다. 당초 호텔롯데는 삼성생명이 세웠던 역대 최대 공모 규모 4조8881억원 기록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호텔롯데의 주 성장 동력인 면세점 분야에서 월드타워점을 잃고, 경쟁은 심화된 상황. 검찰 수사의 유탄까지 맞아 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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