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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 이른 무더위에 “에어컨 없어 못팔아요”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지난달부터 시작된 때 이른 더위에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제조사마다 생산량을 2배 가까이 늘리고 있지만, 몰려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8일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무풍에어컨 ‘Q9500’이 출시 4개월만에 국내에서만 10만대 이상 팔렸다고 밝혔다. 2분에 1대씩, 하루 평균 800대 이상 팔린 셈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팔린 프리미엄 에어컨보다 2.3배 많은 수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9월 초순까지 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배송 지연에 따른 불편이 우려되므로 빠른 구매를 권장한다”며 “몰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전 생산라인을 풀 가동 중이다”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일찌감치 생산 라인을 풀 가동하고 있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일요일도 없이 경남 창원시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생산라인 풀 가동은 지난해 보다 2주 이상 빠른 4월 말부터 시작했다.

LG전자는 84년 만에 찾아온 5월 불볕더위, 지난 2년 간 주춤했던 수요 등이 겹치면서 5월 한 달간 에어컨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생산라인 가동률은 140%를 넘어, 에어컨 판매가 가장 호황이었던 2013년과 비슷할 정도다.


대형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소형 제품도 덩달아 판매량이 늘고 있다. 에어컨 보급률이 사실상 100%를 넘어서면서, 안방이나 공부방 용 맞춤형 소형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는 것이다.

동부대우전자에 따르면 10평형 에어컨 제품 판매량이 이달 초에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넘어섰다. 소형 벽걸이 제품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이 회사 전체 에어컨 판매량 역시 지난달 말 2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나 늘어난 수치다.

동부대우전자는 벽걸이 에어컨의 경우 전체 에어컨 시장에서 약 35%를 차지하는 틈새 시장으로 분석했다. 최근 때이른 무더위 속에 실속형 소비 바람이 불면서 벽걸이 에어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냉방이라는 제품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가진 에어컨 틈새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한 것이 주효한 성공 요인이라고 밝혔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올해에는 고온현상과 함께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맞물려 에어컨 판매량이 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며 “동부대우전자는 실용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겨냥, 가성비 좋은 제품을 앞세워 벽걸이 에어컨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전국 평균기온은 18.6도로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평균 최고기온은 25.1도로 1978년 25.3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최저 기온은 12.4도로 네 번째로 높았다. 낮 기온이 가장 높았던 지난 5월19일의 경우 이천이 32.4도, 동두천과 양평, 충주 등이 32도를 넘기도 했다. 상순에는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의 영향으로 남서풍 계열의 따뜻한 공기가 유입됐고, 후반에는 이동성 고기압이 영향을 준 가운데 한낮에 강한 일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8일에서 23일까지는 중국 북부와 몽골에서부터 고온 건조한 공기가 우리나라 상공으로 유입되면서 초여름 날씨가 나타났다. 당시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는 이로 인해 폭염주의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이 같은 무더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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