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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효(孝) 우체통 어르신의 ‘손편지’ 소통창구 ‘톡톡’
-월평균 30통 배달 소외감 덜어…다양한 세대 이용 사업 확대 예정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 김 모 할아버지는 얼마 전 연락이 뜸했던 아들에게 전화를 받았다. 어르신이 지난 1월 보낸 편지를 받고 온 연락이었다. 김 할아버지는 “평소 무뚝뚝한 아들이 내가 보낸 편지를 받은 후엔 안부전화를 더 자주한다”며 “더욱 돈독해진 가족관계를 갖게 된 건 효 우체통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 이 모 할머니는 요즘 학창시절 친구에게 편지 쓰는 재미에 푹 빠졌다. 어르신은 “편지를 받고 깜짝 놀랄 옛 동창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며 “효 우체통을 통해 옛 친구들에 소식도 전하고 기회가 되면 만날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싶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울시 종로구 경운동의 서울노인복지센터 앞. 입구엔 색다른 디자인의 빨간 우체통이 우뚝 서있다. 시민들은 이를 ‘효(孝) 우체통‘이라고 부른다.

서울시는 2014년 9월 해당 우체통을 설치했다. 어르신들이 직접 쓴 손편지를 가족 등에 전하는 아날로그(analogue)식 창구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효 우체통은 만들어진 시점부터 지금까지 690여통, 월평균 30여 통의 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이용폭을 넓히기 위한 목적으로 글쓰기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어르신을 대상, 대필 서비스도 제공한다.


해당 시설은 어르신 소통망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어르신들은 해당 시설을 통해 평소 털어놓지 못 했던 가족을 향한 속마음, 오래전 헤어졌던 동창에 전하는 안부 등 다양한 사연들을 전달했다. 그중엔 스스로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자신에게 편지를 작성, 돌아오는 편지를 기다리며 살아가는 어르신도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현재 서울시엔 경운동 서울노인복지센터를 비롯해 낙원동 실버영화관과 탑골공원 정문 등에서 3개의 효 우체통을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 외에도 다양한 세대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대상은 앞으로도 늘어날 예정이다.

박기용 서울시 어르신복지과장은 “효 우체통은 쓰는 이에게는 물론 받는 이에게도 평소 전하지 못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어르신 호응이 높다”며 “어르신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만족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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