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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3포 세대’ 부양 놓고 부모-자식 송사 속출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청년층 실업 문제가 심각한 유럽에서 부모가 다 큰 자식을 먹여살리는 문제를 놓고 소송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스페인 서부 폰테베드라 지역 법원은 지난달 한 아버지에게 24살짜리 아들을 더 이상 재정적으로 지원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아들은 2009년 졸업한 후 고작 40일 동안만 일했으며, 직업 훈련 교육도 제대로 받지는 않은 이른바 ‘니트족(NEETㆍ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었다.

또 같은 달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에서는 18살 니트족 아들을 둔 아버지가 같은 취지의 판결을 받았다.

반면 이탈리아에서는 한 중년 남성이 대학을 마치고서도 취직하는 대신 더 공부를 하겠다며 학비와 생활비를 요구한 아들(28)을 상대로 양육비를 감당하기 힘들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이런 소송이 잇따르는 것은 청년 실업률이 심각할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청년 실업률은 45%로 유럽에서 그리스에 이어 두번째로 높고, 이탈리아에서도 청년 실업률이 40%에 이른다. 다 커서도 부모에게 재정적으로 의존하는 ‘캥거루족’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각국에서는 장성한 후에도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청년 세대를 놓고 각종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공부도 하지 않고 일도 하지 않는다(ni estudia ni trabaja)’는 뜻에서 ‘니니스’라고 부르고, 이탈리아에서는 ‘큰 아기’라는 뜻에서 ‘밤보치오니’(bamboccioni)라 부른다. 또 영국에서는 ‘부모지갑에서 퇴직 연금을 빼먹는 자식들’(Kids In Parents‘ Pockets, Eroding Retirement Savings)을 줄여 ‘키퍼스’(Kippers) 세대라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부모 집에 얹혀사는 28살짜리 아들 탕기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나온 이후 ‘탕기 세대’라는 말이 생겼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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