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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직’ 힐러리 vs ‘막가파’ 트럼프… 역대 최고 비호감 대결 시작됐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의 대결이 현실화됐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지지 세력만큼이나 반대 세력의 반감이 높아 올해 대선은 역대 최고 비호감 후보의 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외신들은 힐러리와 트럼프에 대한 반감이 심각하다고 여러 차례 지적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달 중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비호감도가 각각 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호감도(힐러리 41%, 트럼프 40%)를 넘어섰다. 또 NBC-월스트리트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비호감도가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후보에 대해 이렇게까지 높은 수준의 반감이 나타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유권자들은 힐러리에 대해 주로 ‘부정직하다’는 인상 비평을 내놓는다. 퍼스트레이디-국무장관-상원의원을 거친 힐러리는 민주당 주류 중의 주류 정치인으로서 기성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을 고스란히 지고 있다. 참신하지도 개혁적이지도 않은 이미지는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에게는 마뜩치 않다. 그는 개혁 필요성이 제기되는 월가에 대해서 우호적이고, 그곳에서 ‘비밀스러운 내용’을 강연한 대가로 고액의 강연료를 받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국무장관 시절에는 국가 기밀을 개인 이메일을 통해 주고받을 정도로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문제는 현재 FBI의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언제든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물론 그가 오랜 정치 경력으로 미국을 안정적으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는 장점 중 하나다. 특히 외교 및 국가안보 문제에 관해서는 다른 어느 후보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 받아왔다. 또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로서 갖는 상징성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흑인, 아시아인, 히스패닉 등 미국 내 소수 인종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도 큰 힘이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에게 있어서는 힐러리의 장점이 곧 자신의 약점이다. 그는 정치 경험이 일천하고 특히 외교나 국가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문외한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맹 관계 변화를 무릅쓰면서까지 기존 동맹국에게 더 많은 방위분담금을 부담하도록 압박하겠다는 발언이나, 한일 핵무장 용인론 등은 미국을 넘어 세계적인 우려를 불러왔을 정도다. 성공한 사업가라고 해서 경제 문제에 정통한 것도 아니다. 상당수 지지자들은 그가 경제 문제를 잘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만, 달러를 찍어 나라빚을 갚겠다고 하는 등 주류 경제학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발언을 일삼았다. 또 경선 과정에서 종종 여성 비하 발언을 해서 ‘마초’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여성 단체의 반감이 높고, 이민자에 대해서도 적대적이어서 소수 인종의 지지 기반이 약하다. 여기에 세금 문제라던지, 트럼프 대학 사기 사건 등 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들 역시 언제든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로 트럼프의 장점은 기성 정치권의 아웃사이더로서 주는 참신함이다. 그는 미국이 국제 문제에 간여하는 데 국력을 쏟는 대신, 국내 문제에 집중하자는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이는 경제적 어려움에 좌절한 백인 저소득층, 러스트벨트의 서민층 등에게 호소력을 발휘했다. 언론 플레이의 달인이라 불릴 정도로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안다는 점, 쟁쟁한 공화당 경선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올라올 정도로 기세가 만만치 않다는 점도 그의 힘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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