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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버 해협도 ‘죽음의 바다’ 될라… 난민 우려 증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바다인 도버 해협을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으로 건너가는 난민들이 늘어나면서 지중해처럼 수많은 희생자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다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수년전부터 도버 해협을 건너오는 난민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당국에서는 이를 믿지 않았다. 지난 4월 2명의 이란인이 해안 경비대에 의해 구조됐을 때만 해도 우발적인 사고로 여겼을 뿐이었다. 도버 해협은 조류가 세고 예측하기 힘들어 작은 배들이 감히 넘나들 것이라고 예상하기 힘든 곳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영국에 밀입국한 난민들은 대형 트럭을 타고 도버 해협 해저에 뚤린 유로 터널을 통해 들어오거나, 대형 화물선에 몰래 숨어서 들어오는 경우는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18명의 알바니아 난민과 밀입국을 도와준 영국인 2명이 공기주입식 보트를 타고 바다를 넘다 표류 중에 구조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됐다. 버나드 배런 프랑스 해안 경비대장은 “지중해와 매우 유사한 상황이 시작되고 있다”며 “가장 두려운 것은 그리스나 이탈리아에서 봐왔던 비극이 도버 해협에서도 반복될 것이라는 것이다”라고 했다. 지중해는 기존에 난민들이 이용했던 발칸 루트(그리스, 동유럽을 지나는 길)가 막히자 북아프리카에서 이탈리아로 건너가려는 난민들이 늘어나면서 난민선 전복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난민들이 소형 보트를 선택한 것은 기존 루트에 대한 감시 감독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또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에 따르면, 소형 보트를 타고 밀입국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인당 200달러도 되지 않아 난민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사망한 난민만 2500여명이다.

문제는 도버 해협의 경우 얼마만큼의 난민들이 이러한 방식을 시도하고 있는지 실태 파악조차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전직 출입국담당 고위 관리였던 존 바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확한 실태 파악은 어렵다면서도 “이는 새로운 트렌드의 시작이라면,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싹을 뽑아야 한다”고 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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