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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등하는 유가…다시 보는 조선업④]중소 조선소의 운명은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STX조선이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중소조선사(STXㆍ성동조선ㆍSPP조선ㆍ대선조선)의 처리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가 조선업의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정리 및 통폐합을 예고하고 있지만, 경쟁력을 따져 살릴 기업은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상하고 있다.

당장의 재무상태를 떠나 경쟁력 있고 특화 가능한 중소조선사는 회생시켜 향후 중국과의 중소형급 선박싸움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SPP조선해양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최대 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SPP조선 채권단은 최근SPP조선에 대해 재매각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SPP조선은 중소조선사의 맏형급인 STX가 법정관리로 넘어가고 채권단 간 의견차이 등으로 법정관리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결국 재매각을 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중소형 조선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연말까지 독자생존할 수 있는 유동성도 충분히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SPP조선은 주로 화학제품을 운반하는 중소형 탱커선을 만드는 조선사로, 대형 탱커선을 만드는 성동조선이나 소형 여객선 등을 만드는 대선조선과 선종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도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컨테이너선과 PC탱커(화학제품운반선)가 주력인 대선조선도 회생 필요성이 높은 조선사로 거론된다.

대선조선은 남은 자율협약 중인 3개 중소조선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지만 올해 유일하게 수주에 성공했다. 상반기에만 소형 선박 6척을 수주했다. 수주 잔량이 21척으로 2018년 상반기까지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2010년 8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한 대선은 4년간 임직원 임금을 동결하는 등 꾸준한 비용절감을 하면서 피더 컨테이너선과 SUS 탱커 등 경쟁력이 있는 선종에 주력해왔다.

대선 관계자는 “중소형 특수선 전문 조선소로 틈새시장을 확보한 덕분에 올해 자금 지원이 필요 없고 앞으로 충분히 독자 회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5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3억4000만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폭도 대폭 줄였다. 다만, 2015년말 기준 총 부채가 7780억원으로 총 자산(3876억원)의 배 가량 돼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성동조선은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회생 의지를 강하게 표하고 있다.

성동조선의 현재 수주잔량은 45척으로 내년 10월까지 신규 자금 지원이 없어도 배를 인도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게 수은 측의 설명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성동조선의 경우 입지와 야드가 좋아 회생가능성이 높다”며 “조선업 관련 클러스터(산업단지)가 잘 조성돼 있고, 기술이 좋아 한국제 선박의 중고거래가가 중국제 선박의 중고거래가의 두 배정도 되는 상황에서 일반상선 분야를 완전히 포기하는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가수주와 자구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는 30만톤급 이상의 선박을 만들고 있는데 중소형급은 3만톤에서 20만톤급 사이의 선박을 담당하고 있다”며 “무차별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라 중소 조선사가 맡고 있는 섹터를 살펴 중복되지 않게 정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정리 중심의 구조조정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양금승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중소 조선사를 모두 청산한다는 건 그동안 한국 조선이 쌓아온 인프라나 노하우를 모두 버리겠다는 의미와 같다”며 “20만톤 이하 선박들을 만들어 내는 회사들을 다 정리한다면 추후 발생하는 국내 수요는 모두 중국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중형조선소들의 경쟁력 강화, 실적개선 방안이 필요하지만 한국 조선이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만큼 무조건적 감축보다는 특화전략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영ㆍ재무건전성 검사(스트레스 테스트) 를 진행중인 금융당국은 “중소 조선사 구조조정은 경제적 합리성이 있는 방향으로 결정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내달 초 검사 결과가 나오면 중소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 방향도 결정될 전망이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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