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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옥-정진석號‘ 진통 끝 출항, ‘혁신방향타’는 오리무중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새누리당이 50여일만에 당지도부 공백상태를 벗어났다. 3일로 정진석 원내대표 선출 30일을 맞았고, 이날 김희옥 전 동국대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는 인선을 완료하고 공식적인 출범을 알렸다. 향후 비대위는 최고위를 대신하고 김희옥 비대위원장은 사실상 당대표의 역할을 맡게 된다. 전당대회전까지 2개월여간 새누리당을 이끌 ‘김희옥-정진석’호가 닻을 올린 것이다.

일단 극단으로 치달았던 당내 갈등은 봉합되는 분위기다. 김희옥 비대위원장이 친박계의 추천을 받았다는 얘기가 많았고, 당초 비대위원으로 내정됐던 비박계 당쇄신파 혹은 친유승민계로 꼽히는 의원들이 결국 인선에서 제외됐지만, 비박계에서도 “무난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과연 비대위가 당쇄신의 전권을 갖고 당내 현안에 근본적인 처방을 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비대위원이 중립성향의 정 원내대표를 제외하고는 친박2명, 비박2명으로 ‘계파균형’에 초점이 맞춰진데다가, 전체 비대위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외부인사 5인은 당 사정에 밝지 못한 전문가 위주로 진용이 짜여졌기 때문이다. 

혁신의 최대 과제로 제기되고 있는 계파청산의 임무를 주도할 이로는 아무래도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포함된 정원내대표나 김광림 정책위의장, 홍문표 사무총장권한대행보다는 당쇄신의 목소리를 내왔던 친박 이학재, 비박 김영우 의원 등이 꼽힌다. 두 의원은 계파가 서로 다르지만 혁신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과연 3선의 이들 의원 2명이 난맥상으로 얽힌 당 계파대립을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어렵다. 외부 비대위원들의 경우 본지 전화인터뷰와 3일 첫 비대위 회의에서 계파갈등에 대해 위기의식과 심각함을 표하고 최대 혁신 과제로 제기하긴 했으나 아직 당내 상황과 현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내놓지 않았다. 자신의 전문성과 일반국민들의 눈높이를 갖고 새누리당을 바꾸어 놓겠다는 각오지만 당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고질적인 병폐 진단 및 처방이 과연 2개월의 시한으로 가능하냐는 우려가 크다.

당장 전국위원회 무산 같은 파국적인 상황에 정 원내대표가 구조신호를 보낸 것은 친박ㆍ비박계 좌장인 최경환ㆍ김무성 의원이었다. 그리고 ‘3자회동’에서 결론났던 대로 2일 전국위가 치러졌고, 3일 김희옥 비대위체제가 출범했다. 결국은 비대위가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관리ㆍ실무형 기구로서, 친박ㆍ비박간의 당ㆍ대권 레이스에 ‘들러리’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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