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슈밋·메이어등 테크부호 속속 입주
해외부자들도 샌프란시스코灣 둥지틀기 한창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베이(만ㆍ灣) 일대가 정보ㆍ기술(IT)산업 부흥 속에 ‘억만장자베이’로 변신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베이 에이리어(San Francisco Bay Area)는 샌프란시스코 시를 중심으로 하는 광역도시권으로,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남쪽 새너제이(San Joseㆍ산호세)까지 포함한다. 이 지역은 스탠퍼드대와 실리콘밸리를 포함해 우주항공ㆍ정보통신ㆍ전자 등 하이테크 집적지로, 전 세계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다. 덩달아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면서 단독주택과 아파트가격 및 임대료는 2013년 맨해튼을 넘어섰고 작년엔 사무실 임대료도 맨해튼을 추월했다.
▶억만장자 테크부호 집결=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서 살고 있는 억만장자는 131명. 이는 미국 전체 억만장자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샌프란시스코베이 에이리어에 살고 있고 샌프란시스코 시에만 26명이 거주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베이 권역에 살고 있는 대표적인 테크 부호는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자산 501억달러) 최고경영자(CEO). 구글의 공동창업주 래리 페이지(359억달러), 세르게이 브린(391억달러), 야후 CEO 마리사 메이어(3억8000만달러), 트위터 공동창업주 잭 도시(10억달러) 등도 이곳에 거주한다.
저커버그는 미국 IT산업의 심장부 팰로앨토(Palo Alto)에 위치한 2층 주택<왼쪽>에 살고 있다. 2011년 700만달러(83억원)에 구입한 이 주택은 침실 5개, 화장실 5개, 수영장이 포함돼 있다. 이후 2013년 저커버그는 자신의 집을 둘러싼 이웃주택 4채를 3000만달러(357억원)에 사들여 화제가 됐다. 저커버그는 현지 부동산 임대업체가 자신의 집 주변 가옥을 사서 ‘저커버그의 이웃집’이라는 광고로 수익을 거두려는 계획을 미리 알고 거액을 주고 4채를 구입했다. 물론 여기에는 이웃이 자신의 집안을 보지 못하도록 한 사생활 보호 차원도 포함됐다.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주와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도 팰로앨토에 살고 있다. 래리 페이지는 757㎡ 규모의 친환경 주택에서 산다. 2005년 700만달러(83억원)를 주고 매입한 부지에 새로운 건물을 지어 태양광 패널로 지붕을 얹었다. 옥상에는 정원도 있다.
세르게이 브린 역시 팰로앨토, 마운틴뷰, 서니베일 등과 접경하고 있는 로스앨토스에 700만달러짜리 주택을 갖고 있다. 구글 지주사 알파벳 회장 에릭 슈밋은 캘리포니아 몬테시토에 스페인풍 맨션<오른쪽 아래>을 2000만달러(238억원)에 사들였다.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는 팰로앨토에 520만달러(62억원)짜리 주택 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베이 에이리어에 호화맨션<오른쪽 위>을 갖고 있다. 2013년 구입 당시 가치는 3500만달러(417억원)에 달했다. 이 저택은 침실 4개, 별도방 2개, 벽난로 4개, 자동차 4대를 수용가능한 차고가 갖춰져 있다.
셰릴 샌드버그(13억5000만달러)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캘리포니아주 애서턴 지역에 661㎡ 집을 갖고 있다. 구글 부사장이었던 2004년 800만달러(95억원)에 사들였다.
잭 도시 트위터 공동창업주는 샌프란시스코 시클리프(해식절벽)이 있는 엘 카미노 델마르(El CaminoDel Mar)에 호화저택을 갖고 있다. 2012년 990만달러(118억원)에 구입한 이 주택은 골든브리지가 한눈에 보이고 침실 2개와 2.5개 욕실로 구성됐다.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해외 부호들도 샌프란시스코로 몰려들고 있다. 러시아 테크 투자자 유리 밀너는 1000만달러(119억원)를 주고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샤토 스타일(프랑스 대저택풍) 호화맨션을 구입했다. 구글 창업주 페이지와 브린의 은사인 캐나다인 데이비드 체리턴 스탠포드대 교수와 독일인 안드레아스 폰 베흐톨쉐임(구글 최초 투자자), 영국 출신 힌튼 시로스버그(몬스터 베버리지 회장)가 샌프란시스코베이 에이리어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공행진하는 집값=샌프란시스코 일대 집값은 지난 5년 새 급격하게 상승했다. 현지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집값의 중간값은 2012년초 67만달러(8억원)에서 올해 2월 112만달러(13억4000만원)로 67%가 넘게 뛰었다. 지난 1년 새에만 14% 상승했다. 미국 부동산리서치회사 트루리아(Trulia)는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은 ‘억만장자들의 운동장’이 됐다”며 “서민이 구입할 수 있는 주택은 찾기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전체 주택의 57%가 가격이 100만달러를 넘는다. 2012년에 비해 19% 증가한 것.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인 새너제이의 경우 100만달러 이상의 주택은 46.3%로 4년 전보다 17.4% 포인트 늘었다. 특히 삼성, 애플, 구글 등 세계적인 테크기업이 집결한 팰로앨토 부근의 14개 주택단지는 전부 100만달러가 넘었다.
이처럼 샌프란시스코베이 집값이 급등한 데에는 전 세계 IT 인력들이 몰리는 탓도 있지만 주요 기업 직원의 주택가격이 다른 주택보다 높아지면서 전체적으로 집값을 상승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질로는 “아이폰이 애플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직원 보수도 개선시켰고, 이들 직원이 비싼 주택을 선호하면서 주택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천예선ㆍ민상식 기자/che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