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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프로불참러’…총리는 어디에?
3일은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진접선 지하철 공사장에서 폭발로 인한 붕괴 사고가 일어난 지 사흘째되는 날이다.

폭발 당시 충격과 이후 발생한 매몰 사고로 인해 4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10명이 중ㆍ경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하지만 반드시 사고 현장과 유가족이 위치한 빈소 등에 모습을 드러내 몸과 마음을 다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구조 및 사고 조사에 힘쓰는 인력을 격려해줬으면 하는 ‘한 사람’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바로 ‘일인지상 만인지하(一人之上 萬人之下)’라 통칭되며 내각을 이끌고 있는 황교안 국무총리다.

사고가 난 지난 1일,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조응천 의원(남양주 갑), 정동영 의원 등이 현장을 방문했고, 이튿날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문해 현장 상황을 살펴본 뒤 격려했다.

그동안 황 총리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행정자치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을 불러모아 신속한 사고 수습과 현장 관리 강화를 지시했고, 지하철 등 공사장에 대한 점검 활동 및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원적 대책을 마련하라는 ‘구두 지시’만을 내리고 있었다.

특히 지난 2일에는 오후 2~3시께로 예정된 현장 방문을 예정 시간 10여분을 앞두고 급작스럽게 취소했다. 이 때문에 의전에 신경을 쓰느라 한창 진행중이던 현장감식에 집중하지 못했던 현장 인력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혹자는 사고 현장 등에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이 나타나는 것을 ‘쇼(show)’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사진찍기용 의전 행사에 그쳤을 경우 나오는 비판이다. 지난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 당시 낡은 점퍼를 입고 의전을 생략한 채 현장을 방문한 원자바오 총리의 행보는 실의에 빠진 중국인이 빠르게 고난을 딛고 일어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바쁜 일정만을 생각한다면 사고 현장에 방문하지 못한 황 총리도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얼마전 끼니를 거르며 일을 하던 19세 청년이 구의역에서 생을 달리 했을 때도 황 총리는 ‘불참’했다.

이번 ‘남양주 사고’ 현장에 불참한 황 총리의 모습이 더 불편하게 보이는 것은 바로 이런 점 때문일 것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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