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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청업체의 비극…乙의 눈물] 지하철공사장 사고 빈소엔… 슬픔·분노로 가득찬 유가족들 “장례는 사고조사 뒤 치를 것”
지난 2일 오후 7시께 남양주 한양병원 장례식장. 전날 발생한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ㆍ붕괴 사고’로 사망한 4명의 빈소가 마련된 이곳은 무거움을 넘어 고요함 그 자체였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말을 잃은 유족들이 만들어낸 정적을 깨고 들리는 소리는 바로 가장을 잃은 가족의 오열이었다. 이내 그친 울음소리 뒤엔 믿기지 않는 현실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는 유가족의 고함 소리와 멍하니 무표정으로 앉아 행인들의 눈길을 피하는 유가족들의 모습이 교차됐다.

사고로 사망한 A(53) 씨는 오랫동안 본인의 사업체를 운영했지만 최근 경영난 때문에 사업을 접고 잠시 쉬던 중, 집안살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다고 6개월전부터 공사장에서 일을 하다 이번 일을 겪었다. A 씨 측의 유족인 B 씨는 “한창 일할 나이에 집에서 쉬는 것이 미안했는지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다”며 “적은 돈을 벌지만 일할 수 있다는 상황 자체를 너무나도 행복해하며 공사장에 나가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이렇게 영정으로밖에 볼 수 없다니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고 울먹였다. 


사고가 발생한 직후 비보를 전해 들은 A 씨의 부인은 말을 잃었다. 이틀간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며 빈소 뒷켠의 방에 누워만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를 잃었다는 C 씨 역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한번 공사장에 들어가면 12시간씩 연달아 일하는 것이 기본일 정도로 많이 힘들어하셨다”며 “하지만 내가 일하지 않으면 너희 학교는 누가 보내주냐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공사장에 나가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했다.

사고 직후 수습 과정에서 벌어진 관계기관의 미숙 때문에 유족들은 혼란도 겪었다.

A 씨의 유족인 C 씨는 “(A 씨가) 사고로 사망했다는 말을 듣고 시신이 정확히 어디에 있나 알아봤지만 경찰이나 포스코건설ㆍ매일이엔씨 등 업체에서도 정확하게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며 “결국 언론 보도만 보고 남양주 현대병원에 시신이 안치됐다해서 빈소를 잡고 기다렸는데 그곳에 시신이 없다는 말을 나중에야 들었다. 유족 지원을 이렇게 하면 되나 싶어 화가 났다”고 했다.

신동윤ㆍ유오상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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