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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류파 “英 수출 차지비율 44%가 EU”탈퇴파 “1인당 분담금 200파운드 과해”
이달 23일(현지시간)로 다가온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앞두고 탈퇴파와 잔류파가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적 이해 득실을 놓고 열심히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이 내야했을 EU 분담금은 178억 파운드(약 30조7000억 원)로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이다. 다만 협상을 통해 일부 할인받아 실제 낸 분담금은 129억 파운드(22조2600억 원), 1인당 약 200 파운드(34만5000 원)다. EU는 회원국들로부터 분담금을 받아 다양한 형식으로 각국의 여러 분야에 배분하는데, 이를 감안하더라도 영국은 EU에서 받는 돈보다 내는 돈이 더 많은 상황이다. 이렇게 많은 돈을 EU에 내서 그리스 같은 재정위기 국가를 지원하느니, 이를 돌려 복지에 쓰는 게 낫다는 것이 탈퇴파의 주장이다.

반면 잔류파는 EU에 남아있음로써 거둔 경제적 혜택이 상당하다고 주장한다. 5억 인구를 가진 세계 최대 단일 시장에서 자유롭게 교역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EU는 영국 수출의 44%를 차지한다. 일자리 300만개가 EU 교역과 연관돼 있다. 만약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이런 혜택의 상당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조약에 따르면, 영국이 EU를 탈퇴하려면 앞으로 2년 동안 EU 회원국과 탈퇴 조건 협상을 마쳐야 한다. 협상에 실패하면 그동안 EU 국가와 맺은 모든 협약의 효력이 중단된다. 또 EU와 무역협정을 체결한 전 세계 53개국과도 무역협정을 새로 맺어야 한다. 무역장벽이 높아져 수출은 타격을 받고, 외국인 투자는 위축될 것이며, 해외 자본 조달이 어려워지면 정부 조달금리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 재무부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일어날 경우 2030년까지 잔류 때와 비교해 GDP가 6% 위축될 수 있는데, 이는 가구당 연간 4300 파운드(750만 원) 정도의 손실이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영국 GDP가 2020년에는 3%, 2030년에는 5%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와 국제컨설팅업체 PwC는 각각 2020년 영국 GDP가 최대 3.9%와 3%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사라지게 될 일자리에 대한 전망도 기관마다 50만~100만 개로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영국 파운드화가 폭락해 준비통화로서의 지위를 잃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이는 영국인들이 보유한 금융자산과 비금융자산의 가치를 떨어뜨려 총수요를 하락시키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

현재로서는 브렉시트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면서 파운드화가 가치가 오르기는 했지만, 지난 2월까지만 해도 파운드화 가치는 7년 내 최저치를 기록할 만큼 뚝 떨어진 바 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파운드화 하락 폭이 얼마나 될지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 경우 영국이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 ‘AAA’마저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물론 모두가 부정적인 전망만을 내놓는 것은 아니다. 유럽의 싱크탱크인 ‘오픈유럽’은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더라도 이후에 유럽연합과 자유무역협정을 맺는다면,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이 1.6% 정도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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