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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한진만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케이블TV 지역채널 논란에 대한 단상
최근 정부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ㆍ합병 심사로 케이블TV 지역채널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뜨겁다.

사실 그동안 지역방송이나 지역채널은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아 학계에서조차 관련 분야의 연구자가 줄어들면서 희소성의 가치를 운운할 정도였다. 지역채널의 평균 시청률은 인기방송채널의 시작이나 종료시 나오는 애국가 시청률 정도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인수ㆍ합병 발표를 계기로 지역채널을 둘러싼 여러 쟁점들이 부각되면서 업계에서는 찬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합병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지역의 여론 독과점 우려를,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제도적인 규제 장치들이 있어서 사실상 그런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합병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지역채널이 선거방송을 통해 국회나 정부에 부당한 영향력 행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반면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선거방송의 경우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지역 프로그램보다 엄격한 세부 규제를 받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이 처럼 찬반 논쟁이 한창이지만, 사실 지역채널이 현실적으로 그만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지역채널의 낮은 시청률에서 알 수 있듯이 지역주민들은 지역채널에 그다지 많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종합유선방송에서 지역채널의 운용은 법이 정한 의무사항이다. 사회적으로 부족한 지역미디어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됐으며, 뉴스 등 프로그램의 내용도 지상파 및 보도전문 채널과는 성격이 다르다. 방송법상 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지역정보를 다루는 지역채널을 운용해야 하는데, 지역채널에서는 지역보도 이외의 보도나 특정 사안에 대한 해설과 논평은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동안 케이블 텔레비전의 지역채널은 가입자인 지역주민들에게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지역채널은 실제 생활에서 멀리 떨어진 전국 사안이 아니라, 지역주민에게 친숙한 사람들의 소식과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안을 중심으로 지역 밀착형 방송을 제공한다. 지역에서 자주 만나는 시장 상인과 택시운전사가 직접 방송진행자로 나올 수 있는 것도 지역채널만의 묘미다.

그러나 지역채널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각이 있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역채널은 자체제작 비율이 낮아 동일한 프로그램을 반복해 보여주는 순환편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적어도 지역사회에서 만큼은 확실한 주연급으로 등극하기 위해 지역채널의 성격에 맞는 방송 제작을 확대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차제에 지역채널은 지금의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채널이 방송법에서 정한 역할과 기능에 더욱 충실함으로써 지역주민이 필요로 하는 채널로 거듭나야 한다. 지금과 같은 소모적인 논쟁을 뒤로하고, 케이블 지역채널은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더 분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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